국제 국제일반

중국 최악 스모그 경제까지 덮치나

대기오염 해소에 돈 쏟아부었지만 질병·인재유출 등 경제손실 눈덩이<br>4분기 성장률에 직접적 영향 전망… 석탄 중심 에너지 시스템 바뀔수도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이 최악의 스모그를 겪으며 올 겨울 스모그 공포가 중국 전역을 엄습하고 있다. 특히 스모그 공포가 4ㆍ4분기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미 베이징시는 지난 9월 심각한 대기오염과 인구포화에 따른 비용지출로 오는 2015년까지 평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8%에서 7.5%로 낮췄다.

23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중국 북부지방이 난방을 시작하며 두터운 스모그층에 휩싸였다고 전하며 자칫 올 겨울 중국 경제가 스모그에 갇힐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일단 하얼빈 등의 스모그는 이날 조금씩 옅어지며 항공편이 정상화되고 휴교도 풀렸다. 겨울 스모그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자 베이징시는 그동안 미뤄온 스모그 등급에 따른 승용차홀짝제, 공장가동 중단, 유치원 및 소학교 임시휴교 등 긴급조치를 내놓았지만 실효성은 의문이다. 오히려 교통대란을 우려한 베이징시민들의 반발만 사고 있을 뿐이다.

중국은 이미 스모그로 경제적 비용을 톡톡히 치르고 있다. 2013년 중국환경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대기오염에 따른 질병으로 해마다 GDP의 1.2%인 6,000억위안(약 108조원)의 경제적 손실을 보고 있으며 질병치료를 위해 추가로 비용을 부담할 경우 GDP의 3.8%인 1조9,000억윈안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21세기경제보에 따르면 2010년 대기오염으로 건강을 해쳐 사망한 중국인은 123만4,000명으로 그해 총 사망자의 15%에 해당했다. 이런 상황에서 우수인재들의 중국 탈출이라는 무형의 손실도 확대되고 있다.


중국 정부도 대책마련에 분주하지만 아직 실효성이 나타나지는 않고 있다. 9월 대기오염 해소에 1조7,500억위안(약 310조원)의 재정투입을 결정한 뒤 2017년까지 PM2.5(지름 2.5㎛ 이하 초미세먼지) 농도를 베이징ㆍ톈진ㆍ허베이성에서 25% 낮추고 상하이를 포함한 창장 삼각주 지역에서는 20%, 광저우 등 주장(珠江) 삼각주에서는 15% 각각 떨어뜨린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차량 배기가스로 인한 공기오염을 줄이기 위해서는 자동차용 휘발유와 디젤유를 점차 고급제품으로 바꾸기로 했다. 중국 정부는 이런 계획이 2조3,900억위안의 GDP 확대효과가 있고 약 1조위안의 환경 관련산업 생산액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공장가동 중단과 노후차 폐차 등에 따른 비용이 더 클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실제 페트로차이나(중국석유천연가스그룹)는 탈황설비 등을 갖추는 데 필요한 엄청난 비용 때문에 국무원 요구수준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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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중국'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던 관광 캠페인도 스모그로 색이 바랬다.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정부가 올해를 관광산업 업그레이드 원년으로 삼고 여유법(관광법)을 개정하는 등 힘을 쏟았지만 스모그 등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오히려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관광기구(UNWTO)에 따르면 2008년 대비 지난해 중국 관광객 증가율은 2.1%로 세계 전체 평균인 2.8%보다 낮았다. 또 9월까지 중국 방문 외국인 관광객도 전년 대비 15% 감소세를 보였다.

중화권 매체 일각에서는 11월로 예정된 18기 공산당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3중전회)에서 석탄 중심의 에너지 시스템의 변화를 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중국 에너지에서 석탄이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달한다. 그 뒤를 이어 석유(18%), 천연가스(4%), 원자력(2%) 순으로 나타났다. 또 오염자부담원칙에 따라 환경세 부과도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선진국의 사례처럼 1단계로 오염자비용부담을 거쳐 2단계로 오물배출세ㆍ이산화탄소세ㆍ에너지세ㆍ이산화유황세 등 다양한 종류의 환경세가 검토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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