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위축된 소비자극 '美경제 살리기'

■ FRB, 금리 0.5%P 인하금리 41년來 최저… 연내 추가인하 없을듯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6일 은행간 콜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0.5%포인트 과감하게 인하한 것은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는 소비를 진작시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조처로 해석된다. 뉴욕 월가의 많은 경제전문가들은 금리인하만으로 소비자와 기업인의 신뢰가 살아나기는 어렵기 때문에 지난 5일 중간선거에서 의회를 장악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공화당 정부가 과감한 감세정책을 추진하길 기대하고 있다. FRB의 이날 금리인하는 지난해 12월11일 이래 11개월 만의 일이며 이로써 미국의 단기금리는 1.25%로 41년 만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월가의 대다수 이코노미스트들은 연말까지 더 이상의 이자율 인하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경기가 더 악화될 경우 0.25%포인트의 추가인하를 예상하는 소수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 불확실성 제거를 위한 보험성 금리인하 FRB는 발표문을 통해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이 소비와 생산ㆍ고용창출을 저해하고 있다"며 이라크 공격에 대한 심리적 위축을 언급하고 "이번 인하가 경제 연착륙에 도움이 돼야 한다"며 인하의 절박성을 설명했다. FRB가 걱정한 것은 ▲ 경기회복 시점에 소비가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는 점 ▲ 경제상황이 인플레이션보다 디플레이션에 근접하고 있는 점 등 두가지다. 지난 2년반 동안 미국경제를 버텨온 소비가 이번 4ㆍ4분기 들어 급랭조짐을 보이고 있다. 컨퍼런스보드의 소비자신뢰지수는 9월 93.7에서 10월에는 79.4로 9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고 10월 미국 자동차 판매대수는 전년동기 대비 30% 가량 급감했다. 미국경제에서 3분의2의 비중을 차지하는 소비가 꺾일 경우 지난 3ㆍ4분기에 투자가 2년 만에 살아나고 수익이 개선되는 등 모처럼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는 기업 부문마저 다시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FRB의 인식이다. 올해 미국의 인플레이션율은 1.8%로 디플레이션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주가폭락과 상품가격 하락 등으로 디플레이션에 근접할 가능성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현재의 디플레이션 위협이 49년 또는 55년의 상황보다 악화돼 있다고 지적, 금리인하를 통해 디플레이션을 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성원 웰스파고 은행 부행장은 "경제악화와 디플레이션 위협이 금리인하의 요인"이라며 "소비자 심리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금리인하 외에 연방정부의 재정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연내 추가인하는 없을 듯 이제 경제 살리기의 공은 FRB에서 연방정부로 넘어갔다. FRB의 공개시장위원회(FRB)에 하루 앞서 실시된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상하 양원을 장악했기 때문에 부시 행정부의 과감한 감세정책이 조만간 의회에 제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FRB는 이날 회의에서 통화정책을 '완화기조(easing bias)'에서 '중립기조(neutral bias)'로 전환, 12월의 올 마지막 회의에서 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임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FRB가 더 인하할 실탄이 부족한데다 저금리 상태에 더 이자율을 내릴 경우 은행의 대출기피 등 역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번 금리인하로 채권시장에서 미국 국채(TB) 금리는 낮아졌으나 TB 금리에 대한 회사채의 가산금리는 확대돼 기업의 자금조달이 오히려 어려워지고 있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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