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정부가 9일 대규모 반정부 집회를 계획했던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를 사실상 가택에 연금했다.
파키스탄 경찰은 이날 오전 이슬라마바드 외곽의 자택에 머물고 있는 부토를 가택연금하고 그의 지지자들을 대거 연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키스탄 정부의 고위 관리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가택 연금에 대한 공식 명령이 아직 전달되지 않았지만 그는 분명히 가택 연금 상태에 있다”고 말했다.
부토와 파키스탄인민당(PPP)은 이날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의 집무실이 있는 군사도시 라왈핀디에서 대규모 반정부 집회를 열기로 했었다. 비상사태 선포 이후 처음으로 야당 주도로 열리는 이날 집회는 변호사들이 주도해 온 무샤라프 퇴진운동을 확산시킬지 여부로 관심을 모았다.
한편 앞서 7일 부토 전 총리는 9일부터 반정부 시위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히며 전면전을 선언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부토와 무샤라프의 권력 분점 협의가 완전히 무산된 것은 아니며 비상사태를 통해 대법원의 정적을 제거한 무샤라프 정권이 곧 비상사태를 해제해 무샤라프가 대통령직을, 부토가 총선을 통해 총리로 복귀하는 시나리오를 재가동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편 이날 저녁 대통령의 측근인 여당 지도자 아미르 무캄의 집에서 자살 테러가 발생해 경찰관 3명을 포함해 최소 4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지만 무캄은 다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