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T VDSL 칩셋양산 세계도전지난해 4월 설립. 현재 자본금 2억원. 지난 14개월간 투자금액 40억원. 매출액 제로.
벤처 열풍이 사그러든 요즘 창업한지 1년이 지났지만 매출은 커녕 벌써 자본금의 20배를 연구개발비로 지출한 벤처 ㈜한기아(대표 김철환, www.hangia.com)의 이력이다.
여기에다 한술 더 떠 올해까지 100억원을 증자해 투자를 더 해나갈 계획이다. 다소 무모한 것처럼 보이는 이 회사는 전화선을 이용한 마지막 초고속 인터넷 솔루션인 VDSL(Very High Rate Digital Subscriber Line) 칩셋을 개발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세계 최고의 인터넷 보급국가 반열에 올려놓은 ADSL 장비에 들어가는 칩셋은 모두 외국 수입품이다.
최근 한 대기업이 국산화에 성공했지만 적어도 2조원 이상이 이미 해외로 유출된 상태다. 이러한 과오를 다시 범하지 않기 위해 한기아는 최대 전송속도가 ADSL 보다 약 7배나 빠른 52Mbps급 VDSL 칩셋 국산화에 도전장을 던졌다.
정보통신부로부터 국내 유일한 VDSL 칩셋 개발업체로 선정된 이 회사는 이미 투자한 20억원을 포함 2년간 총 35억원을 지원 받는다.
현재 1차 개발이 끝난 상태로 오는 8월에는 타이완의 TSM社에 시제품 생산을 의뢰한다. 올 12월에는 2차 시제품 생산을 의뢰하고 내년 4월부터 양산체제에 들어갈 계획이다.
1차 칩셋 시제품 생산에 들어가는 자금만 약 20억원. 이를 위해 12억원의 외자 펀딩이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올해 말까지는 총 100억원을 증자할 계획이다.
이준범 기획부장은 "한기아가 추진중인 VDSL 칩셋은 소위 멀티케리어 방식인 DMT 방식으로 고화질(HD) TV, 주문형 비디오(VOD), 대용량 게임 및 동영상 송수신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제품"이라며 "잠재시장 규모가 엄청난데도 불구하고 아직 세계적으로 양산화된 제품이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KT는 DMT 방식보다 한 차원 낮은 QAM(싱글케리어)방식 칩셋을 미국 브로드컴칩(Broadcom Chip)社로부터 들여와 벌써 5만 회선을 발주했으며 올해말까지 5만회선을 추가로 발주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하나로, 데이콤 등이 적극 나서고 있다. 광케이블이 우리 보다 먼저 깔린 일본은 ADSL 보다 VDSL로 바로 갈 태세다.
이 부장은 "DMT 방식의 VDSL 칩셋은 2003년부터 기존 ADSL 등을 적극 대체하면서 2005년이면 세계 DSL시장의 40%를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한기아는 정보통신 강국 한국의 명예를 걸고 벤처 정신으로 무장, 세계 처음으로 VDSL 칩셋을 반드시 개발해 낼 것"이라고 말했다.
조충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