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와 환경부, 대기업들이 충분한 수요예측도 하지 않은채 중·대형 소각시설을 앞다퉈 건립했으나 상당수의 시설이 가동하지 못하는 등 막대한 예산낭비를 초래하고 있다.28일 울산시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환경부는 지난 89년 온산공단내에 하루 처리용량 45톤의 소각시설과 유독성 분진과 슬러지를 고형화하는 시설(하루 처리용량 25톤) 등을 갖춘 산업폐기물 중간처리시설을 건립했으나 물량감소와 시설 노후 등으로 수익성이 떨어지자 지난해 8월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현대중공업도 동구 방어동에 하루 처리용량 200톤규모의 소각시설 2기를 건립해 현대그룹계열사의 폐기물을 처리하고 있으나 당초 예상과 달리 처리물량이 너무 적어 평균 가동률이 25%에 그쳐 97년부터 소각로 1기의 가동을 중단하고 있다.
울산지역 90여개 업체가 회원사인 울산환경개발은 남구 용잠동에 680억원을 들여 하루 처리용량 300톤인 회전식소각로 2기를 지난 3월 완공, 7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나 폐기물 물량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가동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이밖에 울산시도 남구 성암동에 630억원을 들여 당초 400톤규모의 생활쓰레기 소각시설 2기를 건립하려다 물량감소를 우려, 200톤규모로 줄여 건설하고 있으나 재활용폐기물 증가 등으로 이마저도 정상가동이 어려울 전망이다.
환경전문가들은 『중간처리업인 소각시설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한 기업들이 앞다퉈 소각시설 건립에 나선데다 울산시도 무턱대고 허가를 내 줘 과당경쟁의 폐혜가 나타나고 있다』며 『신규 허가를 제한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울산=김광수 기자 KS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