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로 사랑 고백해볼까.’ 피아노를 연주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서울시내 주요 카페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화이트데이(3월14일)을 앞두고 피아노 연주를 통해 여자친구에게 사랑을 고백하려는 남자들의 예약 러시 때문이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피아노 연주시설을 갖춘 강남역 S카페, 청담역 K카페, 혜화역 M카페 등 10여곳은 오는 14일 당일 모든 자리의 예약이 끝난 상태다. M카페의 한 관계자는 “한 달 전에 이미 모든 자리의 예약이 끝났다”며 “예약자들은 피아노 연주를 통해 사랑을 고백하려는 남성들이 대부분”이라고 귀띔했다. 피아노 카페의 인기 탓에 장식용 피아노를 설치해놓은 카페들도 “연주가 가능하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피아노로 사랑 고백을 하려는 젊은층이 늘면서 피아노학원들도 때 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일부 학원은 아예 젊은층의 이벤트 수요에 맞춰 선곡과 편곡까지 도와주며 1~2개월 ‘단기 속성 코스’도 개설, 인기를 끌고 있다. 명동의 한 피아노학원장은 “화이트데이나 크리스마스 등 이벤트를 하기 좋은 날이 몰린 시기에는 평소보다 수강생이 3배 이상 몰린다”며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신청이 밀려 접수가 불가능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회갑 이벤트 등을 앞두고 60대도 학원에 몰리는 등 피아노를 배우려는 연령층이 확대되고 있다는 게 학원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회사원 김모(28)씨는 피아노학원에서 단기 속성으로 피아노 연주곡 1~2곡을 최근 마스터했다. 김씨는 “악기라고는 중학교 때 불어본 단소가 전부였지만 14일 여자친구를 위해 피아노를 연주해 줄 계획”이라며 “꽃이나 사탕 같은 선물보다는 피아노 연주가 훨씬 많은 감동을 전해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