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의 반환점을 앞두고 정국의 향배를 가늠할 윤광웅 국방장관 해임 결의안 표결 결과는 의외였다.
민주노동당이 방위사업청 신설을 매개로 해임안 처리에 반대의견을 밝혔지만 열린우리당은 혹시 모를 ‘이탈표’로 안심할 수 없었던 상황에서 뚜껑을 연 결과는 재석 293명 중 찬성 131명, 반대 158명, 무효 4명.
표결 결과에 촉각을 세운 우리당의 염려가 기우로 드러났다. 노무현 대통령의 이메일과 당 지도부의 단속으로 ‘반란’은 전혀 없었던 셈이다. 이날 표결에 참석한 열린우리당 의원 이로써 우리당은 결속을 한층 강화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반대로 한나라당이 받을 타격은 만만치 않게 됐다. 민노당이 반대입장으로 돌아선 후 표결 결과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정국 주도권을 잃을 수도 있는 위기에 처했다. 범 야권의 이탈표가 나왔다는 점이 특히 뼈 아픈 대목이다. 4ㆍ30재보선에서 압승을 거두며 여소야대 구도를 형성해 여당을 압박해 왔지만 앞으로도 힘을 유지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우리당과 민노당이 정책적으로 공조할 경우 의석 분포상 한나라당이 이를 막을 뾰족한 수가 없는 것이다. ‘형식적’으로 여소야대지만 실질적으로는 ‘여대야소’가 된 모양새다. 더구나 반대표가 우리당과 민노당을 합한 것보다 4표가 많아 한나라당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게 됐다. 반대 158명이라는 숫자는 이날 표결에 참여한 우리당 144명, 민노당 9명 등 153명을 웃도는 숫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