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과학입국 다시 불 지피자] "정부 이해에 배치되는 연구 결과도 인정"

베르톨트 나이체르트 국제협력처장


"정부의 이해에 어긋나는 연구결과를 내놓는다고 해도 연구결과물로 가치를 인정하고 받아들입니다." 베르톨트 나이체르트(48ㆍ사진) 막스플랑크연구소 국제협력처장은 독일의 과학역량이 세계 최고 수준인 이유를 '연구의 자율성'과 '연구기관의 독립성'이라고 말한다. 이는 막스플랑크연구소가 연구기관으로는 최다 노벨상 수상자(17명)를 배출한 배경이기도 하다. 나이체르트 처장은 "우리 연구소는 정부가 연구비를 지원하지만 연구원에게 강의나 교육의 의무가 없고 연구주제 선정도 제약을 전혀 받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막스플랑크연구소의 독립성은 세계 과학자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부분이다. 정부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지만 설립 이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간섭을 받지 않았다. 철저히 독립된 연구기관으로서 연구주제를 연구자 개인들이 선정,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도록 하는 전통을 이어왔다. 나이체르트 처장은 "정부는 미래를 위한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할 뿐"이라고 말했다. 막스플랑크연구소의 독립성은 독일 사회의 기초과학에 대한 높은 인식이 바탕이 된다. 독일은 헌법 5조3항에 과학의 자유를 명기할 만큼 연구활동의 자율성이 보장돼 있고 이를 바탕으로 과학자들에 대한 대우 역시 세계 어느 나라보다 높다. 나이체르트 처장은 "독일은 경기불황이라도 연구개발(R&D) 분야에 대한 정부의 재정지원을 절대 줄이지 않는다"며 "최근 금융위기 때도 향후 5년간 R&D 분야 연구비를 매년 5%씩 늘리기로 했다"고 전했다. 주변 대학과의 공동연구를 장려하면서도 단기적 성과를 강요하지 않는 독일 정부와 막스플랑크연구소의 독특한 지원체계도 우수한 연구성과를 올릴 수 있는 발판이라고 나이체르트 처장은 강조했다. 그는 "막스플랑크와 프라운호퍼연구소ㆍ헬름홀츠연구소ㆍ라이프니츠연구소 등 독일 4대 연구기관들은 전체 연구비의 90%를 정부 지원비로 충당하고 있다"며 "독일 정부는 연구기관들의 부족한 연구비를 메울 수 있게 기업과 과학자들을 연결시키는 매칭 프로그램도 가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