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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익산시 낭산면에 있는 (유)녹원(대표 유종희·사진)은 하수종말처리장에서 발생하는 슬러지를 활용해 폐석산 매립용 고화(안정화)토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이 회사가 생산하는 고화토는 하수슬러지(50%)와 석탄재(30%), 생석회(10%) 및 기타(10%) 성분을 혼합해 만든다. 지난해 산업자원통상부로부터 GR마크를 획득한 친환경 제품이다.
녹원이 있는 익산은 예로부터 질 좋은 화강암이 나기로 유명한 지역으로 채굴을 끝낸 폐석산도 그만큼 많이 산재해 있다. 녹원에서 생산하는 고화토는 이 폐석산을 복구하기 위해 사용되며, 대형 폐석산만 50여 곳에 달한다.
무엇보다 익산 지역의 화강암 광산은 절개지가 아닌 지하굴착 방식으로 산지관리법에 따라 기준면까지 복구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영세 석산업체들이 폐업을 하거나 복구 예치금이 모자라 방치되고 있는 폐석산이 늘어나면서 지역사회의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폐석산을 메우기 위해서는 또다시 산을 허무는 자연파괴가 이어지는 것도 큰 문제다. 1만㎥를 메우기 위해 통상 덤프트럭 400대 분의 흙이 필요하지만 익산지역에만 500만㎥가 넘는 폐석산만 30여곳에 달한다. 녹원의 고화토가 주목받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녹원의 고화토는 약 7%의 유기질을 함유하고 있다. 해양투기가 금지된 하수슬러지와 석탄재 등을 활용해 생태복원을 촉진하는 일종의 유기질이 풍부한 토양을 생산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안전성 등이 검증되지 않은 고화토가 농작물에 사용될 리는 만무하다. 하지만 고화과정에서 발생하는 열로 각종 유해독소를 제거하고, 고화제 등을 통해 중금속의 용출성, 유독성억제 및 독성을 최소화한 고화토는 가장 현실적인 폐석산용 복구토로 평가받고 있다. 이는 폐석산을 사들여 시험 복구한 사례를 통해 여실히 증명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