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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바둑 영웅전] 시인 박해진의 목격담

제5보(61∼80)<br>○백홍석 6단 ●박정환 3단 <제4기십단전결승3번기제2국>



2005년 3월 5일 베이징. 시인 박해진은 최철한과 창하오가 펼치는 잉창치배 결승5번기를 참관하러 그곳에 가있었다. 박해진은 진작부터 최철한을 밀착 취재하고 다녔다. 최철한이 대성하리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었다. 시쓰기보다 관전기쓰기를 더 좋아하는 박해진은 최철한이 잉창치배에서 우승하기만 하면 그 대결의 전말을 책으로 펴내려고 벼르고 있었다. 그런데 그만 최철한이 3대1로 패하여 아주 무색하게 돌아왔거니와 귀국 직후 인사동 필자의 사무실에 온 박해진이 베이징에서 본 어떤 광경을 얘기했다. “이번에 권갑룡도장과 녜웨이핑도장의 원생들이 교류대국을 벌였어요. 한국측 소년강자들 중에서는 박정환이라는 아이가 단연 두각을 나타내어 중국 아이들을 모두 휩쓸었어요. 그것을 본 구링이초단이 박정환더러 한판 두자고 했지요. 제딴에는 이 한국 꼬마를 묵사발을 내줄 생각이었지요. 그런데 웬걸. 호선으로 두었는데 구링이가 여지없이 두 판을 불계로 깨지는 거였어요. 구링이는 그때 거의 전승가도를 달리는 중이었는데 완전히 망신을 당한 거지요.” 그때의 얘기를 구리9단도 전해들었던 모양이다. 지난 봄 비씨카드배 전야제때 ‘후배들 가운데 누가 가장 유망한가요?’라는 질문에 즉시 ‘한국의 박정환’이라고 대답했다. 백56으로는 참고도1의 백1로 뛰어야 한다는 얘기가 검토실에서 잠깐 있었다. 그러나 박정환은 나중에 그 말을 전해듣고 웃었다. 참고도1의 흑1이 너무 기분좋아서 백의 불만이라는 것이었다. 흑67로는 참고도2의 흑1 이하 7을 둘 예정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백8 이하 14가 보여서 진로를 수정했다는 것이 박정환의 해설이었다. /노승일·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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