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납품비리인가 싶었던 세방하이테크의 잠수함 축전지 납품 관련 비리가 속속 드러나면서 대형 군납게이트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잠수함 축전지 납품비리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는 23일 세방그룹 창업자 아들이자 세방하이테크 대표이사인 이상웅씨가 거액의 외화를 밀반출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지난달 이씨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이씨가 홍콩 소재 금융기관을 통해 HSBC 스위스 제네바 지점 등에 약 1,000만달러(한화 약 95억원)를 예치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이씨의 금고에서 비서실 직원 및 계열사 재무회계 담당자 명의의 차명계좌를 기록한 A4 문서를 발견하고 이 계좌들에 예치된 돈의 흐름을 쫓고 있다. 검찰은 차명계좌 수가 많고 수차례에 걸쳐 돈세탁이 된 정황도 발견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 돈이 군 당국을 상대로 로비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집중 수사에 나설 방침이다.
특히 검찰은 세방하이테크 자금담당 직원이 차명계좌와 별도로 계좌를 관리하면서 관계부처 로비용으로 사용한 정황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해군 대령 출신 최모씨가 2004년 7월 퇴사했다가 다시 고문으로 영입돼 대정부 업무를 담당한 사실을 확인하고 최씨가 해군의 방산 로비 창구 역할을 했는지 여부를 집중 수사할 방침이다.
세방하이테크는 92년부터 잠수함용 축전지 개발에 성공한 뒤 해군이 개발한 한국형 잠수함 등에 축전지를 독점 공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