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200억달러 사용처 집중 추궁
김우중씨 자금관리인 소환 비자금규모 조사
대우그룹 경영비리를 수사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김대웅 검사장)은 5일 김우중 전 회장의 국내외 자금관리인이자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상훈 전 ㈜대우 전무와 이동원(구속중) 전 사장을 소환해 자금의 사용처를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또 대우 계열사 전직 사장 등 구속자 8명을 포함한 관련자 30여명을 이번 주부터 차례로 기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는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공소시효가 오는 11일부터 만료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 전 전무가 지난 81년부터 국내에서 대우의 영국 비밀자금 관리 조직인 BFC를 관리해 왔으며 이 전 사장 역시 지난 90년부터 영국 현지 법인 대표를 맡아 BFC 자금흐름에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보고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두 사람을 상대로 200억 달러에 이르는 자금의 사용처와 비자금의 규모를 집중 추궁했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김우중 전 회장의 지시에 따라 처리해 왔고 일부 자금은 김 전 회장이 별도로 관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돈의 상당부분이 현지법인의 원리금 상환이나 빚을 갚는데 사용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일부 뭉칫돈의 사용처가 분명하지 않은 단서를 포착, 김우중 전 회장의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있다.
검찰은 이날 김우중 전 회장에 대한 조사나 비자금 문제와 관련, "관련자 기소가 모두 마무리된 20일 이후에나 본격적인 검토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 주변에서는 사실상 이번 검찰의 수사가 장기화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전 회장에 대한 신병확보가 불투명 한데다가 김 전 회장을 조사하지 않고는 비자금에 대한 실체를 밝혀내기 힘들 다고 검찰이 보고있기 때문이다.
한편 검찰은 김 전 회장이 97년 이후 계열사 및 부동산등 자산 매각대금과 해외차입금 등으로 수 조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보고 재판후의 몰수 추징등에 대비해 관계기관의 협조를 받아 우선 국내은닉재산을 집중 추적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김정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