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법정전염병으로 지정된 수족구병이 여름철을 맞아 서울시내 어린이집을 중심으로 영ㆍ유아들 사이에 퍼지고 있다.
서울시는 올해 들어 지난 24일까지 5개 자치구 30개 어린이집에서 영ㆍ유아 63명이 수족구병에 걸렸으며 이 중 17명은 아직 치료 중이라고 27일 밝혔다.
도봉구에 있는 어린이집 11곳에서 수족구병 환자가 24명 나왔고 서대문구는 8곳에서 16명, 노원구는 4곳에서 10명, 성동구는 5곳에서 9명, 영등포구는 2곳에서 4명이 걸린 것으로 각각 보고됐다.
5월까지 환자 수는 서울 전역에서 7명에 불과했지만 6월 들어 빠르게 늘기 시작해 1∼10일 21명, 11∼20일 22명이 걸린 데 이어 21∼24일 나흘 동안에도 13명의 환자가 추가로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비슷한 시기에 22개 자치구의 171개 어린이집에서 영ㆍ유아 435명이 수족구병에 걸리는 등 대유행했던 데 비해서는 양호한 상황이다.
서울시는 수족구병 확산을 막기 위해 최근 어린이집 원장 400명을 대상으로 여름철 전염병 예방교육을 하고 증상이 보이면 바로 병원에서 진료를 받도록 지침을 내렸다.
또 수족구병으로 진단되면 완치 때까지 집에서 지내도록 하며 시설에서는 놀이기구, 침구 등을 소독하도록 했다.
수족구병은 여름과 가을에 콕사키바이러스 A16이나 엔테로바이러스 71이라는 장바이러스에 의해 어린 아이에게 많이 발생하며, 감염된 사람의 대변이나 침ㆍ가래 등 호흡기 분비물, 물집 속에 있던 액체 등을 통해 전염된다.
수족구병에 걸리면 가벼운 미열과 함께 혀, 잇몸, 빰 안쪽 점막과 손, 발 등에 빨갛게 선이 둘린 쌀알 크기의 수포성 발진이 생긴다.
많은 경우 가벼운 감기 증상으로 끝나지만 면역력이 발달하지 않은 어린 아이는 무균성수막염이나 뇌염 등 합병증으로 사망할 가능성도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예방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환자와 접촉을 피하고 손씻기를 생활화하는 등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해서 예방하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