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마켓in마켓] IPO시장 내년엔 기지개 켤까

현대오일뱅크등60개사 입성 채비… 올보다 활기<br>현대로지스틱스 등 대기업 계열사 다수 포함<br>규모 2~3배 늘어 최대 3조5000억 전망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은 그야말로 빙하기였다. 증시 부진으로 공모주 시장이 투자자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면서 증시 입성을 준비했던 기업들이 줄줄이 계획을 접었다. 올해 증시에 새로 이름을 내민 기업은 28개에 불과하고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도 1조원에 그쳤다. 올해 공모 기업수는 지난해(70개)의 40%에 불과하고 공모금액은 2년전인 2010년(10조907억원)의 10분의 1에도 못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면 내년 IPO시장은 어떻게 될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내년에는 올해와 같은 혹한기에서는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내년에는 증시가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어서 IPO를 미뤄놨던 기업들이 서서히 증시 입성 채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상장을 준비중인 기업들만 60여개에 달하고 있고 여기에 기업실적과 증시 상황이 뒷받침 될 경우 증시 입성 기업수가 80개까지 늘어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23일 서울경제신문이 교보증권과 대신증권, KDB대우증권, 동양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우리투자증권, 키움증권, 하나대투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등 12개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내년 IPO현황을 조사한 결과 60여개의 기업들이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징적인 부분은 이들 기업 가운데 대기업 계열회사가 다수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현대차 계열의 현대로지스틱스가 내년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 작업을 준비하고 있고 SK그룹의 SK루브리컨츠도 내년 상장 준비 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려 놓고 있다. 현대로템과 코오롱워터앤에너지, 이랜드차이나, 녹십자MS 등도 상장 초읽기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IPO시장 한파로 증시 입성을 미뤘던 기업들도 속속 상장 채비에 나서고 있다. 올 4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했다가 두 달 만에 상장 포기를 선언했던 현대오일뱅크가 다시 증시 입성에 나선다. 지난 11월 30일 기관 대상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격이 낮게 나와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기 힘들다는 이유로 상장 철회를 했던 포스코특수강과 삼보E&C도 다시 IPO에 시동을 걸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에 발목이 잡혀 상장 과정에 난항을 보이고 있는 산은지주와 LG실트론, 호주기업 패스트퓨처브랜즈(FFB)도 상장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동부생명과 미래에셋생명, 현대삼호중공업, 포스코건설, LG전선, 현대엠코, LG CNS, 삼성SDS, 삼성석유화학 등도 상황에 따라서는 IPO시장에 명함을 내밀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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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코렌텍과 우리이앤엘, 지디, 아이센스, 포티스, 삼목강업 등 6개사는 이미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내년 1월 상장을 목표로 주관사와 공모주 청약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여기에 선익시스템과 지앤씨에너지, 오이솔류션, 내추럴엔도텍, 테스나, 케이사인, 에코니티, 캐스텍코리아, 에이씨티, 아이원스, 신송홀딩스, 미동전자, 해성옵틱스 등도 내년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한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내년 증시가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공모주 청약 성공에 대한 자신감이 올해보다는 커지면서 IPO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기업들이 예정대로 증시 입성에 성공할 경우 내년 IPO시장의 규모는 올해(1조7억원)보다 2~3배 가량 늘어난 2조5,000억~3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재만 동양증권 연구원은 "현재 60여개가 상장 준비작업을 하고 있는데 내년 증시 여건이 뒷받침 될 경우 상장 기업수가 70~80개사로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관건은 기업 실적과 증시 상황이다. 한 증권사의 고위 관계자는 "예비 상장회사들의 실적과 증시 상황은 IPO시장이 활기를 띠기 위한 필수적 요인"이라며 "이 같은 조건들이 뒷받침 된다면 내년 IPO시장은 예년 수준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현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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