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밀리면 끝" 위기감… 적자에도 추가 실탄 확보 더 큰 싸움 예고

쿠팡, 美 블랙록서 3억弗 유치… 소셜커머스 '錢의 전쟁'<br>무료배송·할인율 등 '돈의 힘'따라 점유율 출렁<br>위메프·티몬도 '수천억 러브콜' 등 자금력 충분<br>빅3, 시장 주도권 확보 위해 출혈경쟁 이어갈 듯


소셜커머스업계가 '전의 전쟁'에 사활을 거는 것은 티몬·쿠팡·위메프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머니 게임에 밀리면 끝장'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지난 2010년 5월 티몬을 시작으로 닻을 올린 소셜커머스 시장은 같은 해 쿠팡(8월)과 위메프(10월)가 가세하며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했지만 만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소셜커머스 3사는 적자를 감내하면서까지 '죽기 살기 식'의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시장점유율 역시 엎치락뒤치락을 반복하고 있다. 소셜커머스 3사가 판매하는 상품과 영업 방식이 엇비슷하다 보니 광고와 무료배송, 할인률 등 '비용을 얼마나 쏟아붓냐'에 따라 점유율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인기 연예인을 광고모델로 쓰거나 할인률을 높이면 일시적으로 점유율이 오르고 광고 집행을 줄이거나 쿠폰행사를 없애면 다시 순위가 뒤바뀌는 식이다. 이 때문에 자금력을 발판으로 한 마케팅 경쟁에서 어느 한 쪽이 뒤처지는 순간 시장 판도가 급격하게 재편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쿠팡은 이번에 3억달러라는 거액을 유치함으로써 일단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 소셜커머스의 특성상 조기에 신규 서비스를 도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투자금은 쿠팡이 주도권을 다질 수 있는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소셜커머스의 점유율을 가늠하는 홈페이지 순방문자수(UV)에서 쿠팡이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청신호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해 12월 온라인과 모바일을 포함한 순방문자수에서 1,204만명을 기록해 1,273만을 차지한 위메프에게 1위를 빼앗겼다. 하지만 지난 10월 쿠팡은 1,235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해 1,234만명에 그친 위메프를 제치고 다시 선두를 탈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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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당분간 쿠팡의 약진이 계속될 것으로 보면서도 관련 법 개정으로 쿠팡이 감사보고서를 공개하는 내년 3월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 실적이 담긴 감사보고서를 정기적으로 발간하는 티몬·위메프와 달리 유한회사인 티몬은 이를 공시해야 할 법적 의무가 없어 정확한 거래액과 매출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티몬과 위메프는 그간 쿠팡이 실적을 부풀려왔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어 쿠팡의 실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위메프와 티몬의 공세도 변수다. 위메프는 1조원대 거부인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가 지분 전체를 소유하고 있고, 티몬은 미국 소셜커머스 전문업체 그루폰이 지분 100%를 갖고 있다. 두 업체 역시 자금력이 충분하다는 얘기다. 또한 위메프는 수천억원을 투자하겠다는 제의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여러 투자회사에 지분이 분산된 쿠팡과 달리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내릴 수 있고 장기전에 돌입하더라도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

업계에서는 막대한 자금을 앞세운 소셜커머스의 주도권 다툼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모바일 인구가 급증하면서 소셜커머스 시장이 성장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분석에서다. 소셜커머스 시장은 2010년까지만 해도 전체 거래액 500억원에 불과했지만 이듬해 8,000억원 규모로 성장했고 올해는 5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전자상거래 서비스의 대표주자인 오픈마켓 '빅3'(G마켓·11번가·옥션)가 15년 만에 15조원 규모로 성장했다는 점에 비춰보면 폭발적인 성장세다. 최근에는 각종 신선식품과 생활용품까지 주력으로 앞세우는 등 오픈마켓에 이어 대형마트의 위상까지 넘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고객 확보와 마케팅 싸움에 따른 출혈 경쟁으로 소셜커머스업계 전반에 누적 적자가 계속되고 있어 자금력에 따라 시장의 판도가 재편될 것"이라며 "출범 5년째이자 시장이 어느 정도 성숙된 내년에 인수합병 등의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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