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략 강화냐… 지역협력이냐…
포항제철이 고민에 빠졌다.
포철은 오는 16일자로 경쟁력 강화 프로젝트인 프로세스이노베이션(PI)의 하나로 서울의 내자·외자구매실과 포항·광양제철소의 구매팀 등 4개 부서를 통합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15명으로 구성된 광양 구매팀은 해체를 앞두고 있는데 이 지역 납품업체들이 이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것.
이들은 구매분야가 통합되면 광양에 각종 기자재를 납품해온 지역 협력업체들이 납품 기회를 잃을 것이라며 이에 반대하고 있다. 이 지역 업체들이 포철에 납품하는 규모는 1,700억원 정도. 이는 포철의 소모성 기자재 구입액(1조1,000억원)의 15% 정도를 차지하는 것이다.
납품업체 대표들은 서울로 진출, 유상부 회장과 면담을 갖고 이 시스템의 도입중단을 요청하는 한편 최근에는 광양시 등 지방의회에 건의서를 제출, 포철의 환경오염 실태와 이익금의 지방 환원 등을 거론하며 여론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에 대해 포철은 "PI 프로젝트는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불가피한 것"이라며 계획대로 이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포철은 새 구매 시스템이 지역 협력업체들의 납품기회를 박탈하는 게 아니라 인터넷 등을 통한 전자 입찰에 얼마든지 참여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기존의 지역 안배방식에서 벗어나 시장경쟁의 원리에 따라야 구매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게 포철의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