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시장은 세계시장의 척도라고 할 수 있다. 품목별로 다소 차이는 있지만 미국에서 인기를 끄는 제품은 대체로 다른 나라에서도 잘 팔린다. 미국시장 점유율이 높은 제품은 그만큼 경쟁력이 있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우리 제품의 미국시장 점유율이 해가 갈수록 하락하는 현상은 바로 한국 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나 다름없다.
KOTRA의 ‘2008년 상반기 미국 수입시장 동향’에 따르면 한국 제품의 미국 수입시장 점유율은 2.31%로 전년의 2.43%보다 0.12%포인트 줄어 7위에서 9위로 밀려났다. 중국ㆍ캐나다ㆍ멕시코ㆍ일본ㆍ독일 등 대미수출 상위 10개국 중 캐나다와 베네수엘라를 제외한 8개국의 점유율이 뒷걸음질친 것을 보면 점유율 하락이 우리만의 현상은 아니다. 문제는 우리 수출액 자체가 감소한데다 점유율이 계속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수입시장 규모는 1조549억달러로 전년보다 12.7% 늘었는데도 우리 제품의 대미수출액은 243억4,4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600만달러 감소했다. 수출액이 오그라든 나라는 대미수출 상위 10개국 중 우리나라밖에 없다. 시장점유율은 지난 2004년 3.14%, 2006년 2.47% 등으로 최근 5년간 계속 하락해왔다.
올 상반기 수출감소는 광물성 연료와 자동차 수출이 줄었기 때문이다. 주수출품인 항공유는 미 연방항공청이 안전점검을 강화하면서 항공기 운항 취소 등으로 수요가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며 자동차 수출 감소는 현지생산 확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시장점유율이 추세적으로 떨어지는 것은 ‘메이드 인 코리아’의 미국시장 내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대미수출 확대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고기술ㆍ고부가가치 제품개발 노력 강화가 필요하다. 휴대폰의 경우 터치폰 등 프리미엄 제품의 인기에 힘입어 수출이 42%나 늘어난 40억달러를 기록하며 41억달러의 자동차와 비슷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 크다. 더 중요한 것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조속한 비준이다. 관세장벽 등이 낮아져 미국시장에서 우리 제품의 전반적인 경쟁력 강화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