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5월 29일] 묻지마 추격매수와 '-26%'

28일 오후 12시께. 코스닥지수는 개장 후 하락세를 이어가다 마침내 500.61포인트까지 떨어졌다. 5월 들어 처음으로 500선 붕괴 위기에 직면했다. 대부분의 종목이 하락한 가운데 코스닥지수는 전일보다 4% 이상 하락했다. 그러나 방위산업 테마주들은 ‘나홀로’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25일부터 북한의 핵실험이 ‘지정학적 리스크’를 높이자 관련 종목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거래량 증가 속에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또한 6거래일째 하락세를 이어간 코스닥시장에서 유일한 상승 테마로 주목을 끌자 방위산업과 큰 관계가 없는 것으로 평가되던 종목들조차 속속 테마에 가세했다. 물론 주가도 동반 상승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서는 상황이 급변했다. 진동수 금융위원장이 대통령 주재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북한의 위협이 경제와 주가ㆍ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이고 제한적”이라고 밝힌 것을 비롯해 상당수 증시 전문가들이 “북핵 사태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이자 투자 심리는 안정을 되찾았고 주가 하락 폭도 상당히 축소됐다. 반면 방위산업 테마주들은 즉시 하락세로 반전됐다. 빅텍과 한일단조의 경우 상한가에서 하한가로 추락했다. 이날 상한가에 ‘상투’를 잡은 투자자들은 불과 3시간 만에 26% 이상의 투자 손실을 본 셈이다. 재빠르게 차익을 실현한 투자자도 있겠지만 롤러코스터 같은 주가 움직임에 꼼짝없이 당한 투자자들은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하지만 ‘묻지 마’ 추격 매매에 대한 반성도 필요하다. 주가를 끌어올리는 가장 기본적인 상승 동력인 ‘실적’을 고려해 투자를 결정했는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는 얘기다. 방위산업주로 불리는 종목 가운데 일부는 최근 실적이 좋은 편이 아니고 앞으로도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이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기본’의 중요성도 함께 커진다. 장기 성장을 담보하는 재료 없이 소문이나 심리에 급등했다가 이내 급락세로 돌아선 다른 테마주들의 전례를 다시 한번 곱씹어봐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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