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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리포트] 빗장 풀린 中 의료시장… 민간 자본 병원 건립 등 줄이어

"의료 서비스 확대·선진화" 정부, 민간에게 본격 개방<br>"소득 늘며 의료 욕구 커져 블루오션으로 부상 가능성"<br>대형 의료·부동산 그룹들 종합병원·실버타운 대거 투자

중국 정부가 의료산업을 대규모 민간 자본에 본격 개방하기 시작함에 따라 중국 의료시장에 대대적인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사진은 중신그룹이 운영하는 베이징 소재 통런의원(왼쪽)과 차오양 의원 전경.


중국의 민간 자본들이 앞다투어 의료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의료 서비스 공급 확대와 선진화를 위해 굳게 닫혔던 의료시장을 본격적으로 민간에 개방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 동안 중국 당국은 의료의 사회복지 기능을 강조하며 공공 의료기관 중심의 정책을 펴왔고 세금, 행정규제 등을 통해 민간 자본의 의료 시장 진출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여왔다. 하지만 지난 2010년 12월 국무원이 내외자 기업을 불문하고 의료시장의 적극적인 진출을 유도하는 '민영 의료시장 활성화 방안에 관한 통지'를 발표한 데 이어 올 들어 각급 지방정부가 이에 맞추어 관련 세칙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대형 민간 자본들의 의료 시장 이동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베이징 시정부는 지난 2월 9일 '민간자본의 의료기구 집행 및 경영을 격려 및 인도하는 것에 관한 정책 의견'을 통해 수도, 전기, 세금, 인재, 토지 등 18개 방면에서 민영 의료기구에 혜택을 주겠다고 발표했다. 이전에는 민영 병원을 설립하려면 허가도 받기 힘들뿐더러 관련 세금이 워낙 과중해 엄두를 내지 못했다. 반면 공립병원은 세금이 미미할뿐더러 수도, 전기료 등 각종 인프라에서 우대 정책을 받아왔다.

하지만 베이징시의 민영자본 우대 조치가 나오면서 민영 의료자본은 물론 벤처캐피탈이나 사모펀드 등 시중 민간 투자자금도 꿈틀대기 시작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정부의 민영 의료시장 개방을 앞두고 팡정(方正) 등 대형 의료 그룹들은 대학교와 손잡고 대규모 종합 병원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팡정은 베이징대학교와 합작으로 베이징 창핑취에 위치한 IT단지인 중관촌 생명과학원 부지에 40억위안을 투자해 3,000명의 의료진을 수용할 수 있는 병원 단지를 건설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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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민간 자본들이 이처럼 의료 시장에 거액을 투자하고 있는 이유는 중국의 급속한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개인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선진 의료 서비스에 대한 욕구가 커지고 있지만 공급이 이에 못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민영 의료시장 활성화 방안과 맞물려 중장기적으로 거대 시장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부동산개발회사인 연달그룹은 베이징과 접해 있는 허베이성에 3,000병상을 수용하는 대형 종합 병원은 물론 노령화 시대에 대비해 1만 병상이 들어선 대형 실버타운 건설을 이미 완료했다.

베이징 소재 뇌과병원인 삼보의 장양 원장은 "베이징 등 지방정부의 민영 의료시장 활성화 조치들이 올해부터 나오기 시작했다"며 "앞으로 10년은 민영 병원의 블루 오션 시대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대형 의료그룹인 화룬(華潤)도 올해 신규 병원 설립 및 기존 병원 인수를 통해 5,000개 이상의 병상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현재 중국은 전국에 1급 이상의 병원이 2만2,000개에 달하고 그 중 민간 병원이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진료 환자 수나 자본금 규모에서 볼 때 민간 병원의 비중은 10% 남짓이다. 그동안 정부의 규제 여파로 대형 민간 자본이 의료 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운 탓에 대부분 영세한 민간 병원들이 주종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베이징의 경우 9,000여개의 병원 중 3,000여개가 민간 병원이지만 진료 회수 및 진료인수는 총 진료의 12% 남짓에 불과하다.

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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