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파이낸셜 포커스] 다시보는 신한의 '지주 체제'

상품·자산운용 총지휘, 시너지 극대화

'지주 무용론' 비웃어… KB 등 참고할 만

계열사별 장점 하나로 묶어 맞춤형 라인업 전략도 눈길

고객군 넓히기 마케팅 주력


KB 사태 이후 금융지주의 역할론에 대해 물음표가 계속 제기되는 가운데 신한금융지주의 계열사 간 시너지 모델이 해법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한금융은 지주사가 중심이 돼 계열사들의 시너지를 만들어 틈새시장 공략은 물론 신규 시장창출까지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순이익 대부분을 은행 외벌이에 의존하는 몇몇 금융지주사와 극명하게 비교가 된다.

이는 실적 비교만으로도 명확하다. 신한금융의 지난해 당기순이익 비중을 살펴보면 은행(62%), 카드(29%), 보험(4%), 금융투자(3%) 등으로 국내 어느 금융지주사보다 포트폴리오가 잘 짜여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물론 카카오톡과 네이버와 같은 소프트웨어 중심의 정보기술(IT) 업체까지 금융산업 진출을 넘보고 있지만 금융지주회사가 역할만 제대로 할 수 있다면 이들의 영역 침범에도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얘기다.

◇금융격동 시대, '결합'으로 간다=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지난달 그룹 창립 13주년 기념사에서 "개별회사의 벽을 넘어 고객에게 진정 최고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왔는지 자문해보면 아직 개선의 여지가 많다고 생각한다"며 "시너지 체계를 고객중심으로 더욱 강화하고 고도화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의 발언은 '그룹사별 경영'으로는 시장의 니즈에 부합하는 데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고 결국 답은 계열사들의 장점을 하나로 묶어 상품과 자산 운용의 전략을 새롭게 짜야 한다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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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신한은 각사별 특장점을 강화하겠다는 청사진 아래 타깃 고객을 명확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선 하나의 상품에 그룹사의 각종 서비스를 탑재한 상품을 출시하는 전략을 만들고 있다.

이에 따라 만든 것이 신한금융의 대표 상품으로 꼽히는 '에스라인(S-line) 체크카드'다. 에스라인은 연령대별 소비 패턴을 분석한 빅데이터 기술을 바탕으로 대중교통 5% 할인이나 0.5%의 포인트 적립 등 타깃 고객층에게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자금융수수료 월 30회 면제, 타행이체 수수료 월 10회 면제, 여행자 수표 환율 우대 등의 은행 융합 서비스를 바탕으로 5월 출시 이후 60만장 넘게 발급됐다.

동일 브랜드를 각 그룹사의 상품명으로 정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전략도 눈에 띈다. 신한금융이 새로운 먹거리로 육성 중인 은퇴 비지니스는 '미래설계'라는 통합 브랜드로 고객들에게 인지도를 쌓고 있다. 실제 각종 연금이나 은퇴소득을 하나의 전용통장에 모아 관리하도록 한 신한은행의 '신한 미래설계 통장', 중장년 세대의 소비패턴을 빅데이터로 분석한 신한카드의 '미래설계카드', 은퇴자에게 다양한 옵션 상품을 제공하는 '신한미래설계연금보험' 등이 통합 브랜드로 출시 중이다.

각 고객별 특성을 고려해 내놓는 맞춤형 상품 라인업도 주요 전략 중 하나다. 지난 1월 신한은행과 신한카드가 공동으로 출시한 '신한 화물자동차 대출'이 대표적이다. 이 상품은 화물공제조합이 개인사업자 차주를 추천, 서울보증보험의 보증서 발급을 통해 낮은 금리로 신한은행에서 대출을 받고 신한카드에서 추가 대출을 지원해주는 게 특징이다. 또 신한은행과 신한저축은행이 서비스하고 있는 '허그론'은 서민에 특화된 금융상품으로 낮은 신용도 때문에 이율 20%대의 제2금융권 대출을 쓸 수밖에 없는 고객에게 평균 13%대의 금리로 대출이 가능하게 했다.

◇신한의 '롱테일 경제학'=신한금융은 향후 다양한 고객군을 대상으로 보다 세분화된 복합 상품을 내놓을 방침이다.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낮던 직군에도 맞춤 서비스를 제공, 고객군을 한층 넓히겠다는 것. 이른바 '롱테일 경제학'이다. 파레토의 법칙과 상반되는 롱테일의 법칙은 주목받지 못하는 다수가 핵심적인 소수보다 더 큰 가치를 창출하는 현상을 말하는 것으로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발달하면서 가능해졌다.

신한은 이를 위해 군인·소방관·세무공무원·개인택시사업자·버스운전자·외식업종사자 등 다양한 고객군을 대상으로 맞춤형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고객의 특성에 맞는 상품과 서비스를 출시하기 위해 그룹사 공동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최근 금융당국이 금융지주회사의 그룹 내 복합점포를 확대하고 임직원 겸직에 대한 규제 완화까지 검토하고 있는 만큼 그룹사 간 다양한 시너지 창출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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