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우공화국/타슈켄트 고진갑 특파원(기자의 눈)

지난 18일 우즈베키스탄의 페르가나 공항.대우면방적공장 준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현지에 도착한 일행은 놀라움으로 방문일정을 시작했다. 전통악대가 공항안까지 들어와 축하음악을 연주했고 우즈베키스탄 부총리, 페르가나주지사 등이 대거 출영을 나왔다. 공항 입국심사도 면제됐다. 경찰차량의 선도속에 시내를 벗어나는 길목은 교통정리로 우리 일행들을 안내해 주었다. 현지의 대우관계자들은 『이런 환대는 준공식에 따른 특별한 행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지 정부의 호의는 대우의 행사가 있을때 마다 언제나 볼 수 있는 일이 됐다는 것이다. 현지에서 대우의 위상은 우즈베키스탄의 수도인 타슈켄트시내에서 더욱 위력적이었다. 시내를 질주하는 자동차는 물론 중심가 대형 입간판, 상점을 대우가 거의 차지하고 있었다. 세계 어느곳에서나 볼 수 있는 일본제품은 구경하기도 힘들었다. 일본의 「소니」매장이 최근 대우전자의 공세에 못이겨 문을 닫았다. 우즈베키스탄의 국민들은 한국은 몰라도 대우와 대우브랜드는 알 정도가 됐다. 한마디로 우즈베키스탄은 「대우공화국」이었다. 우즈베키스탄은 『해외로 나가야 하는 것은 운명이다. 나가지 않으면 살지 못한다』는 대우의 세계경영이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시험장이다. 대우는 현재 우즈베키스탄에 면방공장 외에 연산 20만대 규모의 자동차공장, 40만대의 각종 가전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말에는 이동통신, 무선호출기 사업권을 따내 서비스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런데 대우의 고위 임원들은 이같은 우즈베키스탄 정부의 환대와 사업의 성공에 대해 의외의 말을 했다. 『이같은 환대도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사라질 것이다.』 사회주의에서 시장경제 체제로 전환하면서 경제발전을 위해 대우와 손을 잡았지만 기술을 축적하면 외국기업을 배척하는게 당연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는 것. 세계경영은 무엇보다 때가 중요하다. 세계화는 시간과의 싸움이라는 것이다. 늦으면 늦을수록 진입장벽은 그만큼 높아진다는 것이다. 세계화에 대한 정부정책과 해외투자를 추진중인 많은 기업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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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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