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대형사도 워크아웃 쓰나미" 업계 충격

■고려개발 워크아웃 신청<br>무리한 PF사업 벌였다가 해외건설 면허 1호마저…<br>금융권 자금회수 압박 거세 100대社중 25%가 대상에 중견사 워크아웃 급증할듯

대림산업 계열로 업계 38위인 고려개발이 1일 워크아웃을 신청해 건설업계가 충격에 휩싸였다. 경기 용인 풍덕천에 위치한 고려개발 본사 전경.



대림산업 계열 38위의 고려개발이 업계 40위 임광토건의 법정관리 신청에 이어 1일 전격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 개선작업)을 신청하면서 건설업계가 충격에 휩싸이고 있다. 임광토건과 고려개발은 각각 국내 건설업과 해외건설 면허 1호로 업계의 상징이었다. 그런 두 기업의 법정관리 또는 워크아웃이 확정될 경우 국내 100대 건설사의 무려 4분의1인 25개사가 법정관리 또는 워크아웃에 들어간다. 워크아웃의 쓰나미가 대형 건설사의 기반까지 덮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업계 5위로 비교적 경영상태가 건전한 것으로 알려졌던 대림산업 계열 삼호가 지난 2009년 5월 워크아웃에 들어간 데 이어 고려산업마저 워크아웃 신청을 하면서 업계의 당혹감은 더욱 큰 분위기다. 더구나 2009년 이후 금융권 주도의 세 차례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최근 자금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휘청거리는 업체의 규모가 오히려 커지면서 건설산업 기반이 무너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제위기 심화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자금 회수를 위한 금융권의 압박이 거세지는데다 부동산 경기 하강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워크아웃ㆍ법정관리를 신청하는 중견 건설회사들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충격은 무엇보다 대림산업이라는 든든한 모기업을 둔 회사의 워크아웃이라는 점 때문이다. 토목공사에 상당한 경쟁력을 갖춘 고려개발이 워크아웃의 수모를 겪게 된 직접적인 원인은 '무리한 주택사업 확장'이다. 국민은행ㆍ농협 등 금융권으로부터 3,600억원 규모 PF 자금을 받아 추진한 경기 용인 성복지구 일대 1,600가구 규모의 사업에 발목이 잡혀 눈덩이처럼 불어난 이자 부담을 이기지 못한 채 워크아웃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실제로 회사 측에 따르면 용인 성복사업 PF에 대한 이자로 지급한 금액만 2007년10월 이후 1,050억원에 달했다. 여기에는 금융권이 만기 연장 과정에서 연 4%이던 금리를 15%로 올린 것도 큰 원인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외에도 고려개발은 크고 작은 PF 지급보증을 더하면 총 지급보증액 잔액이 4,551억원에 달한다. 이처럼 경영여건이 악화되면서 2007년 이후 이 회사의 경영지표도 극도로 악화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 회사의 2007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7,456억원, 321억원이었지만 이후 매출은 6,000억원대로 급감했으며 올 들어서는 3ㆍ4분기 현재 1,43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중이다. 특히 업계는 최근 임광토건의 법정관리에 이어 고려개발까지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자금난으로 쓰러지는 중견 건설사들이 줄을 이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는데다 토목 등 공공사업 발주마저 주는 등 시장환경이 더욱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홍일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내년에 주택 수주가 5% 성장하는 데 그치는 등 2012년 주택시장 상황은 2009년보다 좋지 않다"며 "중견건설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사실상 신규 PF대출이 중단된데다 금융권의 자금회수가 무차별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주택경기 부진으로 중견건설사들에 대한 불안감이 잦아들지 않고 금융권 또한 고위험 PF대출을 지속적으로 축소하고 있다"며 "자금환경 악화에 따른 사업지체와 수주부진으로 중견건설업체들이 설 자리는 더욱 줄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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