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수직증축 리모델링 25일 시행 앞두고 건자재주 솟아오른다

관련시장 활성화 기대감 희림·에넥스 등 상승세

"완공까지 7년이나 소요… 투자 신중해야" 지적도


오는 25일 본격 시행되는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앞두고 건축자재업계의 주가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수직증축 리모델링이 허용되면 설계·시공이나 건자재 등 관련 시장도 덩달아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관련 업계는 수직증축 리모델링시장 규모를 수조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법상 수직증축이 허용되더라도 실제 공사를 시작하기까지 절차가 복잡하고 초반에는 리모델링 물량도 많지 않아 단순히 신규시장 형성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투자에 나서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리모델링 설계·시공, 건축자재 판매 등 수직증축 리모델링과 관련된 기업들의 주가가 연초 대비 크게 올랐다.

지난해 국회에서 관련 법이 통과된 후 실제 수직증축 리모델링 시행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관련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수직증축 리모델링이란 기존 아파트 꼭대기 위에 2~3개 층을 더 올리는 리모델링 방법으로 옆으로 면적을 늘리는 수평증축에 비해 사업성이 좋다. 정부는 지난해 법 개정을 통해 지은 지 15년 이상 된 아파트에 대해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허용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에 준공 15년 이상 된 아파트는 400만가구가 넘는다. 규모로만 보면 리모델링시장의 성장성은 충분하다는 얘기다. 더욱이 수직증축은 수평증축에 비해 입주민들의 건축비 부담을 25~40% 줄여줘 가격경쟁력도 갖추고 있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직증축 리모델링사업 대상은 498만가구로 전체 가구 수의 44%에 해당하고 매년 15만~20만가구씩 늘어날 것"이라며 "건자재 관련주들은 수직증축 리모델링 허용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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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수직증축 리모델링 관련주들의 주가는 올 들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건축설계·감리업체로 대표적인 수직증축 수혜주로 꼽히는 희림은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전날보다 4.75%(290원) 오른 6,400원에 장을 마쳤다. 연초와 비교하면 18.37% 올랐다.

정세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수직증축을 시작하려면 해당 아파트의 구조·설계, 안정성 검토 등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며 "희림은 이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리모델링시장이 활성화할수록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희림의 지난해 매출액은 147억원에 불과하지만 수직증축 리모델링이 본격화하는 올해에는 10배가 넘는 1,600억원 안팎의 매출이 예상된다.

건자재업체인 LG하우시스도 수직증축 리모델링 효과를 톡톡히 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노후주택의 리모델링 수요와 친환경 제품 선호로 매출액과 영업이익 증가가 예상된다. 이를 반영하듯 LG하우시스의 주가는 연초 대비 15.73% 올랐다.

이 밖에 한샘(68.73%), 이건창호(32.01%), 에넥스(11.83%), 대림B&CO(31.04%) 등도 연초 대비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하지만 시장 일각에서는 수직증축 리모델링 관련주들의 상승세가 지속되기 힘들다는 전망도 나온다. 수직증축 리모델링 허용은 건자재기업에 분명한 호재이지만 실제 사업이 진행되려면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중대형 아파트의 경우에는 사업성이 떨어져 주민 동의를 구하기도 쉽지 않다. 지난해 서울 수도권에서 리모델링을 추진했던 단지 170곳 중 주민 간 이견으로 사업이 무산되거나 보류된 단지가 131곳에 달한 것이 단적인 예다. 이에 따라 통상 리모델링사업이 순조롭게 추진된다고 해도 조합 설립에서부터 완공까지는 7년이 넘는 시간이 걸린다.

안형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직증축 리모델링은 지난해부터 거론됐던 것으로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고 본다"면서 "단기간에 리모델링 물량이 쏟아져나오기는 힘든 구조인 만큼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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