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혁신으로 성공한 기업이 혁신서 멀어진 이유는?

혁신의 유혹<br>토니 다빌라, 마크 엡스타인, 로버트 셀턴 지음 / 럭스미디어 펴냄


삼성 이건희 회장은 지난 3월 "삼성의 상황도 심각합니다. 5~6년 후에는 혼란스러운 상황이 올 겁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의 발언은 반도체 등에서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삼성도 혁신에 나서지 않으면 미래를 장담하지 못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제 혁신은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되는 무엇'이 아니다. 기업 경영의 필수적인 요소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았다. 그럼 개별 기업에 적합한 혁신은 무엇일까? 스탠퍼드 경영대학원 교수, 하버드 경영대학원 객원교수와 네비건트 컨설팅 임원 등 3명의 경영학 전문가들은 기업이 처한 상황에 꼭 맞는 혁신 전략을 세우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모였다. 흔히 혁신이라면 완전히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기술 혁신을 떠올린다. 저자들은 기술혁신 외에 비즈니스 혁신 모델도 있다고 말한다. 비즈니스 혁신 모델은 기업이 상품을 개발, 판매하는 과정의 변화를 의미한다. 20세기 초에 개발된 냉장고는 대표적인 기술 혁신의 예다. 일반인들에게 얼음을 판매하던 회사는 냉장고의 보급으로 줄도산했다. 미국의 저가 항공사인 사우스웨스트는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해 업계 최고의 실적을 내고 있다. 사우스웨스트는 고객들이 기내에서 서비스는 덜 받더라도 항공료가 싸지길 원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를 실천에 옮겼다. 사우스웨스트의 서비스를 대폭 줄여 항공료를 낮췄고 고객의 호응은 폭발적이었다. 저자들은 성공적인 혁신 전략과 시스템을 기술 혹은 비즈니스 혁신 모델에서 성공한 기업의 사례에 비춰 설명한다. 책에는 경영자들이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경고가 담겨 있다. 대부분의 기업이 혁신을 통해 성공을 거두면 그 다음부터 혁신과는 거리가 먼 방식으로 판단하고 행동하게 된다는 것. 저자들은 이를 '성공의 함정'이라 부른다. 이건희 회장의 우려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아직도 IBM이 컴퓨터를 만드는 회사라고 생각하는가? IBM은 수익성이 낮은 컴퓨터 부문을 대부분 정리하고, 네트워크 관리와 컨설팅을 주업으로 하는 혁신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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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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