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진단이 오락가락한다. 9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7월호에서는 확연하게 나타났다.
이런 식이다. "생산ㆍ소비ㆍ건설투자가 감소하고 고용이 둔화됐다"는 부정적 평가와 "대외여건 개선, 정책 효과 등으로 점차 개선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이 섞여 있다. 우리 경제의 저성장이 마감될 것이라고 했다가 각종 지표가 둔화하고 있다는 우울한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이다.
물론 추가경정예산 편성, 부동산대책 등 각종 정책을 내놓은 만큼 긍정적인 그림을 그리려는 모습은 곳곳에 나타난다. 기획재정부가 이날 내놓은 그린북(7월호)에서 '저성장 지속'이라는 단어를 뺀 게 대표적이다. 지난 4월 그린북에 '저성장'을 처음 언급한 지 3개월 만이다.
기재부는 "우리 경제가 대외여건 개선, 정책 효과 등으로 점차 개선되겠지만 미국 양적완화 리스크, 유럽 경제 회복 지연 등 하방위험도 상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방위험'이라는 경고문구를 남겨두기는 했지만 4~6월까지 3개월 연속 언급한 '저성장'이라는 단어를 삭제한 것은 그만큼 우리 경제를 보는 시각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경제지표에 대한 판단은 달랐다. 부정적인 평가가 확연하게 녹아 있다. 기재부는 "서비스업 생산, 설비투자 등 일부 지표가 증가세를 보였으나 광공업생산ㆍ소비ㆍ건설투자가 감소하고 고용이 둔화됐다"고 진단했다. 이는 "수출ㆍ부동산ㆍ건설투자 등에 힘입어 광공업ㆍ서비스업 생산이 개선되고 있지만 소비ㆍ설비투자 흐름은 견조하지 않은 모습"이라고 한 6월 그린북보다 다소 부정적이다.
실제로 5월 신규 취업자 수는 26만5,000명(전년 대비)으로 전달의 34만5,000명보다 크게 감소했고 5월 광공업생산과 소매판매도 전달보다 소폭 줄었다.
이형일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브리핑에서 "6월 소비지표는 계절용 의류와 가전제품 판매 증가 등에 힘입어 다소 증가할 가능성이 있고 일평균 수출도 증가하고 있어 2ㆍ4분기 지표의 개선은 지속될 것"이라며 "아직 저성장을 탈피했다고 보기 어렵지만 점차 나아지는 데 무게를 두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