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추억의 버스 안내양' 태안서 부활

"내리실 분 안계세요? 탕탕 오라이~"




“다음 정류장은 채석포입니다. 내리실 분 안 계세요?” “탕탕, 오라이~” 20여년 전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버스 안내양의 목소리가 충남 태안에서 다시 울려 퍼졌다. 태안군은 관광홍보와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를 위해 다음달부터 농어촌버스 안내양 제도를 부활시키기로 하고 25일 시범운영을 실시했다. 태안에서 버스 안내양이 부활한 것은 22년 만이다. 버스 안에 ‘고교 얄개’ ‘바보들의 행진’ 등 옛 영화 포스터가 부착된 시범운영 버스는 이날 오전10시 공영터미널을 출발해 근흥면 채석포항까지 운행했으며 정화숙(39)씨가 안내양으로 탑승, 승객들의 승하차를 도왔다. 정씨는 옛날 안내양의 복장을 그대로 차려 입었고 지금은 교통카드 때문에 소용이 없어졌지만 과거에는 요금을 받아넣었던 돈가방도 허리에 찼으며 머리에는 빵모자도 썼다. 이어 다음 정류장을 안내하고 노약자가 내리는 경우 자리로 와서 문 앞까지 부축해 도와준 뒤 환한 미소와 함께 공손히 인사를 건넸다. 또 승객이 다 내린 뒤에는 버스 옆 차체를 손으로 탕탕 친 뒤 ‘오라이’를 크게 외쳐 출발신호를 줬다. 정씨는 “조금 힘들기는 하지만 나이 드신 승객들을 도와주고 우리 지역을 홍보할 수 있어 뿌듯하다”며 “승객들을 위한 도우미로서 그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시범운영 버스를 탄 박선자(54)씨는 “스무살 정도까지 안내양이 있는 버스를 타봤다”며 “옛날 안내양은 고생도 엄청 많았는데 지금은 안내양이 아주 이쁘고 잘 웃어 기분이 아주 좋다”고 말했다. 진태구 군수는 “주민의 편의를 높이고 옛 정취를 되살려 관광자원으로 삼는 데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안내양 부활 취지를 설명했다. 태안군은 1년간 1개 노선을 대상으로 안내양 제도를 실시한 뒤 반응이 좋을 경우 다른 노선으로 확대 시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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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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