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곧 기회" 공격경영 박차<br>국내 아파트사업에 주력, 일부는 1만호이상 분양<br>신규 브랜드 속속 도입<br>중국·카자흐·베트남 등 해외주택시장에도 관심
| 정부의 잇따른 규제강화로 신규분양 시장이 위축됐음에도 중견 건설업체들은 대규모 단지 개발 등을 통해 자사의 브랜드 인지도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중견 업체들은 중국·카자흐스탄·베트남 등 해외 시장으로도 눈을 돌리고 있어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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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건설 경기가 매우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서도 중견 건설업체들은 ‘위기가 기회다’라는 슬로건으로 공격 경영에 나서고 있다.
대형업체들이 국내 주택사업 부문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반면 중견업체들은 오히려 1만가구 이상을 분양에 나서는 업체가 다수다. 국내 내수시장의 한계를 뛰어넘어 해외사업에 눈을 돌리는 업체도 많다. 주로 해외 주택사업과 레저부문에서 특화된 장점을 내세우며 공격적인 수주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우선 국내 주택사업부문을 보면 지난해 8ㆍ31대책 이후 신규 분양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지만 벽산, 현진, 신일 등 일부 중견 건설업체들은 올해 1만 가구 이상을 분양할 예정이다.
한화건설은 올해 인천 소래논현 도시개발사업에 승부수를 던졌다. 한화공장터였던 이곳은 부지만 72만 평에 이른다. 한화건설은 이 가운데 주거용지 22만평을 확보해 총 8,000가구의 아파트 및 단독, 연립을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현진은 지난해보다 3배 가량 늘어난 1만2,000여 가구를 공급하기로 했다. 최근 성공적으로 청약을 마친 구미 옥계지구를 비롯해 부산시 정관지구, 광주시 수완지구에서 대규모 랜드마크 타운을 건설할 방침이다. 현진은 이를 통해 매출 2조원, 순이익 3,000억원의 경영 목표를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이수건설은 지난해 주춤했던 분양을 다시 본격화, 2006년을 중흥의 해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지난해 4개 사업장 2,898가구 분양에 그쳤던 이수건설은 올해 총 8개 사업장 5,964가구를 선보일 예정이다. 뉴타운과 강북 재개발, 신도시 및 택지개발지구 자체사업 등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밖에 대동건설은 영남권과 수도권에서 총 9143가구의 주택을 공급하는데 이어 개발형 사업 및 민자투자 사업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올해 중견 건설업체 경영의 또 다른 흐름은 해외시장 개척.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해외 사업에 눈을 돌리는 업체들이 부쩍 늘었다. 동일 하이빌은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에 현지법인을 마련하고 10억달러 규모 의 주택개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아스타나 대통령궁 인근에 총 3000여가구의 아파트 단지를 짓는데, 지난해 9월 1차분 327가구를 분양했다. 2차 단지의 분양은 오는 3월로 예정돼 있다.
우림건설은 중국 상하이 인근 곤산시에서 9월 1,300여 가구의 분양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 아파트는 연호산업단지 내 2만5,800여평 부지에 최고 24층 높이로 지어질 예정이다. 월드건설은 또 지난 2003년 사이판에서 객실 265실 규모의 호텔을 매입, 리모델링을 거쳐 지난 3월 그랜드 오픈식을 가졌다. ‘사이판 월드리조트’로 불리는 이 사업은 호텔 외관과 부대시설을 리모델링하는 한편 호텔 1개 동을 추가로 짓고 워터파크도 신설한다. 현진도 중국 베이징, 베트남 하노이, 호찌민, 카자흐스탄 등에서 현지 지사 설립과 함께 올해 아파트, 주상복합을 분양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중견 건설사들로선 제2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향후 해외사업 진출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견 건설사들이 또다른 트랜드는 새 아파트 브랜드 런칭이다. 새롭고 친숙한 느낌의 브랜드를 도입해 업체의 이미지를 강화하려는 시도다.
우미건설은 기존의 아파트 브랜드인 ‘이노스빌’을 대신해 ‘린’(lynn.co.kr)이라는 이름을 쓰기로 했다. ‘이웃 린(隣)’자에서 따온 것으로 다음 달 말에 분양하는 경기 김포신도시 장기지구부터 이 브랜드를 사용한다. 동문건설도 주상복합 아파트의 새 브랜드로 ‘아뮤티’라는 이름을 도입했다. ‘놀랍다(amazing)’와 ‘공동체(community)’라는 두 영어 단어를 조합한 것.
‘이안’이라는 아파트 브랜드로 알려진 대우자동차판매 건설부문은 주상복합아파트에 ‘엑소디움’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달 중 울산 중구 옥교동에 분양할 예정인 ‘이안 태화강 엑소디움’부터 이 이름을 적용한다.
반도건설은 최근 새 아파트 브랜드를 ‘유보라(U'BORA)’로 정했다. 유보라는 기존 브랜드인 보라빌에서 유비쿼터스, 유니버스 등에서 따온 영문 ‘ U’자를 조합해 만든 것이다. ‘보라’는 이 회사 권홍사 회장의 장녀 이름이기도 하다. 딸의 이름을 걸고 아파트를 짓겠다는 것이다.
상반기 15만8,970평 규모 용인 공세지구에서 2,000가구 대단지 분양에 나서는 대주건설도 ‘피오레’라는 신규 브랜드를 발표했다. 이 회사는 올해 경영목표를 ‘피오레와 함께 도약하는 대주건설’로 정할 만큼 브랜드 육성에 신경쓰고 있다.
대명종합건설도 새 아파트 브랜드인 ‘루첸’을 발표했다. ‘루첸’은 이탈리아어로 빛을 상징하는 luce와 초록과 자연을 의미하는 green의 합성어로 자연이 항상 함께하는 주거공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밖에 일신건설산업도 4월 화성 향남지구 동시분양을 앞두고 새 브랜드를 선 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