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책

농협금융, 미얀마 품는다

새마을운동 시범마을 100곳에 소액대출·보험 등 금융서비스

현지사무소·지점 설립 방식 아닌 '농업지원+금융' 해외진출 새 모델

농협금융지주가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손잡고 미얀마판 새마을운동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미얀마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이는 농협금융지주에서 농업 지원과 금융을 결합시킨 첫번째 사례로 농협금융 해외진출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것으로 보인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지주는 미얀마 정부가 추진 중인 현지 새마을운동 시범마을단지 100곳에 농협금융의 소액대출·보험 등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KOICA는 실제 지난해 12월부터 5개년계획으로 22억달러를 투입해 미얀마의 새마을 시범사업을 위해 기술 전수에 나섰다. 농협금융은 이와 협력해 미얀마 농민을 대상으로 한 소액대출 서비스를 시작한다.


농협금융지주 고위관계자는 "농업 관련 기술을 전수한다 해도 기본적으로 현지 농민들이 농사를 지으려면 농구 구입 등을 위한 자금이 필요한데 이 부분을 농협금융이 소액대출 방식으로 함께하겠다는 것"이라며 "현지 은행에 대한 인수합병(M&A) 또는 지분투자 등 공격적인 방식도 겸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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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금융의 미얀마 진출은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앞장서 물꼬를 텄다. 김 회장은 지난 7월 미얀마를 방문해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과 민트 흘라잉 농업관개부 장관, 틴 투 국가경제자문위원장 등을 만나 양국의 농업금융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농협금융의 미얀마 진출을 성사시켰다. 김 회장은 당시 미얀마 최대 민간은행인 요마은행 경영진과 만나 현지 진출을 위한 실무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담판을 지었다. 양사의 실무협의체는 향후 농협금융이 요마은행의 농업금융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농협금융은 금융권이 기존에 해왔던 현지 사무소 및 지점 설립 등의 방식이 아니라 농협의 유통망과 농업에 대한 노하우 등을 활용하는 새로운 해외진출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농협금융은 중국 최대 농·축산종합그룹인 신시왕그룹과도 협력해 1월부터 중국으로 농협 우유를 수출하고 있다. 아울러 사우디아라비아에 물과 농식품을 수출하는 양해각서(MOU)도 추진 중이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이미 주요국과 개발도상국 등 해외진출 승산이 있다고 판단되는 국가에 농협금융마저 똑같은 방식으로 나가면 승산이 없다"면서 "농축산업부터 금융까지 아우르는 방대한 농협 조직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해외진출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농협금융지주는 자회사인 NH농협은행과 NH농협증권·NH농협생명 최고경영자(CEO)로 구성된 글로벌투자전략협의체를 이미 출범시켰다. 이 협의체는 현재 미얀마·인도네시아·베트남·중국·캄보디아 등 동남아 지역 진출 관련 타당성 조사를 진행 하고 있다.


김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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