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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구 국무총리가 외교영역으로까지 행보를 확대하고 있다.
이 총리는 지난 7일 취임 후 가진 첫 기자간담회에서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비판한 데 이어 9일에는 예정에 없던 간담회를 열어 일본의 한일 고대사 왜곡 사례인 '임나일본부설'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정부서울청사에서 한 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서 이 총리는 "오늘 아침 일본 문부성에서 승인한 일본 교과서의 고대 한일관계 관련 보도를 보고 총리 이전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사실에 입각한 말씀을 드리는 게 도리라고 생각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며 "역사 왜곡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충남도지사 재직 및 그 전후 기간 직접 국내와 일본의 백제 관련 유적지를 방문한 경험들을 언급하면서 "엄연한 역사적 진실을 덮을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며칠 전에는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대해) '이장폐천(以掌蔽天·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다)'이라는 말을 썼는데 오늘은 '지록위마(指鹿爲馬·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함)'라는 말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일본의 역사 왜곡 문제에 대한 대책과 관련해 "우리나라 고대사 연구가 제대로 안 돼 있기 때문에 교육부에 한일 고대사 관련 인원·예산을 확충할 것을 지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계속 이런 식으로 하면 문제이니 일본 측의 태도를 지켜보겠다"며 "안 되겠다는 선을 넘으면 단호한 입장을 갖고 대처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총리는 "총리라는 막중한 직책을 맡고 보니 한 말씀 한 말씀 조심스럽고 여러 번 생각하게 된다"며 이날 간담회에 대해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사전에 조율을 거친 사실을 소개하면서도 거침없이 외교 문제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이 총리는 "외교라는 게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고 우리나라가 처한 관계를 고려하면 참으로 어렵지만 '저자세 외교'라는 말에는 동의할 수 없다"면서 "합리적이고 전략적인 틀 속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