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에셋플러스] 지금 이머징마켓에선-베트남

1월에만 10% 상승 … 상고하저 패턴 탈피 기대

지표 안정에 외국인 매수세까지… 실물경기 개선되면 더 오를듯

민간부문 부실채권 처리가 변수… 국영기업 구조조정 지연 땐 발목

베트남의 경제성장을 상징하는 호치민시의 비텍스코(Bitexco·68층) 빌딩이 웅장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투자증권

오경희 힌국투자증권 베트남 현지법인 대표


인도의 성장 둔화, 브라질의 물가상승, 러시아의 신용등급 강등 경고, 미국의 양적 완화 종료에 대한 불확실성, 중국의 성장둔화 우려로 주요 이머징 증시가 조정 양상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베트남 지수는 1월 한 달 동안 10%의 상승세를 보이며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베트남 지수는 최근 4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에 따라 매년 보여 주던 상반기 주가 상승, 하반기 주가 하락의 패턴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베트남의 주요 거시 경제 지표를 살펴보면 증시 전망이 긍정적이다. 만성적인 무역적자가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고 2007년부터 2011년 초까지 30% 이상 절하된 환율이 2년째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예금이자율도 7~8%대로 안정적인 모습이고 매년 10% 이상 상승하던 물가가 최근 2년간 6%대 후반으로 하락했다. 베트남 경제의 변동성이 줄어들면서 현지 투자가들이 베트남 주식시장으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둘째, 외국인의 베트남에 대한 관심도 변화하고 있다. 유명 글로벌 기업들의 현지 공장 증설 및 지분투자들이 많이 이뤄지고 있는데 삼성전자 등 전자기업, 자동차기업, 화력발전, 정유공장 증설 등이 대표적인 경우다. 작년 한해 외국인은 베트남 주식을 3억2,400만달러 순매수해 현재 증시 수급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셋째, 베트남 정부가 증권거래제도를 변경하는 점도 증시에 보탬이 되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지난 2011년부터 베트남의 증권거래제도를 선진화시키기 위해 많은 제도 변경을 단행해 왔다. 주식거래 시간 연장, 일일 변동폭 확대, 시장가 주문 도입, 타 증권사 복수계좌 개설 가능, 주식타사 대체 가능, VN30 및 HNX30 지수 도입, 개방형 펀드 도입 등이 대표적인 예다. 현재 추가로 거래소 시스템 현대화 작업이 진행 중에 있어 2015년 이후에는 파생상품 및 결제 기간 단축에 따른 당일 연속 재매매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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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거시 지표, 외국인 관심, 증권거래 제도 변경으로 베트남 증시 전망이 밝은 편이지만 민간부분의 부실채권 처리 문제와 국영기업의 구조조정 현안이라는 부정적 변수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민간부분의 부실채권에서 특히 기업 및 부동산 부실 채권 문제가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기업과 부동산 부분의 부실채권이 금융권 전체의 건전성에 영향을 미쳐 베트남 경제를 압박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자산관리공사를 설립하여 은행권의 부실채권을 매입하고 있다. 그러나 이 부실채권을 최종 처리하는 방법은 계획과 달리 여러 가지 이해관계로 인해 과감하게 실행되지 못하고 있다.

국영기업의 구조조정 문제도 해결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베트남 정부는 향후 2015년까지 500개 국영기업을 주식회사로 전환하기 위한 기업공개를 추진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있다. 국영기업에서 민영기업으로 전환되면 시장논리에 따라 기업의 생존이 결정될 것이다. 또 국영 기업들이 기업 공개를 단행하면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될 것이다. 다만 현재 베트남 증시에 700여개의 기업이 상장돼있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2년 내 500개의 기업이 한꺼번에 기업공개를 성사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종합하면 경제 지표 안정, 외국인 매수세, 제도개선 등으로 인해 급격하게 오른 베트남 주식시장은 실물 경기 개선만 병행된다면 추가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다만 국영기업 구조조정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투자자의 심리에 악영향을 끼치거나 과감하게 추진하지 못해 구조조정이 지연된다면 전년과 동일하게 상고하저의 증시 흐름을 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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