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모기지 채권(MBSㆍ모기지유동화증권) 시장이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질 위기 국면으로 치달으며 이에 따른 부작용도 우려의 차원을 넘어 현실화하고 있다.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상당 기간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음에도 불구, 모기지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연일 대규모로 국채를 팔아치우며 시장 금리 상승을 이끌고 있다. 시장 금리 상승은 미 경제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내수를 위축시킬 뿐 아니라 기업들의 차입 비용 부담을 증가시키며 최근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미국 경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미국의 지표금리인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지난 6월 16일 사상 최저치로 떨어진 이후 최근 두 달 사이 1.5%포인트나 급상승했다. CSFB의 국채 투자 전략가 데이비드 징에 따르면 단기간 동안 금리가 이처럼 급등한 것은 지난 20년만의 처음이다.
미 국채 금리의 이러한 이상 급등을 이끌고 있는 것이 바로 모기지 채권 투자자들의 헤지 물량. 모기지 채권 투자자들은 통상 주택담보 대출 상환 시점을 예측한 후 자신들의 자산을 운용하게 되지만, 최근처럼 모기지 금리가 갑작스레 상승해 리파이낸싱이 줄어들고, 결과적으로 대출을 받아간 사람들의 조기 상환 물량이 적어지게 되면, 이들 투자자들의 모기지 채권 보유 기간은 그 만큼 길어지게 된다. 모기지 채권 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모기지 채권을 계속 보유해야 하는데 따른 손실을 이들은 국채 매도로 상쇄시키게 되고, 결국 이는 다시 국채 금리 상승을 부추기는 악순환을 야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 컬럼니스트인 그레첸 모겐슨은 17일자 컬럼에서 “FRB의 저금리 유지기조 방침이 통하지 않는 등 모기지 채권 시장이 거의 통제 불능 상태에 빠졌다”며 “이들 헤지 수요에 따른 금리 인상으로 향후 경제에 악영향이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시카고 소재 비안코리서치의 제임시 비안코 소장 역시 “모기지 시장이 엄청나게 커져 시장 충격도 그 만큼 클 수 밖에 없다”며 “이들 투자자들이 적절한 방법으로 위험을 회피했었다면 최근처럼 금리가 급격하게 변동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리먼브라더스에 따르면 현재 미국 전체 채권 시장 중 국채시장과 회사채시장의 비중이 각각 22%인데 반해 MBS시장의 비중은 거의 35%에 달하고 있다.
이러한 금리 상승은 신규 모기지 수요를 위축시키며 주택시장을 냉각시킬 뿐 아니라 리파이낸싱을 불가능하게 하면서 소비에 악영향을 미치게 되고 기업들의 차입 비용 부담도 증가시키는 부작용을 낳게 된다.
<최윤석기자 yoep@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