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김재원의 아이월드]북에 컴퓨터를 선물하자

[김재원의 아이월드]북에 컴퓨터를 선물하자『무엇을 갖고 북녘으로 가랴?』 방북 허가가 나오자 오히려 기다릴 때보다 허탈해졌다는 7순의 K회장은 북한의 아우에게 가지고 갈 선물 고르기에 골몰하고 있다. 무엇이 북의 형제를 기쁘게 할 것인가. 그들은 자기가 원하는 것을 원한다고 솔직히 말 할 자유를, 솔직히 말해 가지고 있지 않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그들에게 가족이 갖다 줄 선물의 선택은 남쪽에 달려 있다. 북을 위한 남(南)다운 선물은 무엇이어야 할까. 콜라와 재즈, 그리고 불루진 콜라와 재즈와 블루진이 들어가면 공산주의는 무너질 것이라는 미국식 정설이 나온 것은 이미 60년대. 이어 이 항목에 햄버거와 헐리우드 영화 등이 추가되었다. 그래도 독일 통일에는 30년이 걸렸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그 순간, 코카 콜라의 사원들은 서독 쪽 장벽 밑에 기다리고 있다가 동독 쪽으로 콜라 박스를 운반했다. 기가 막힌 미국식 상혼이다. 그런데도 그때의 독일통일은 30년이 걸렸다. 북한은 콜라가 들어간 마지막 나라다. 쿠바와 북한이 버티다가 쿠바가 먼저 「인민」들에게 콜라를 맛보게 했다. 그러는데도 30년은 걸렸다. 동독과 서독의 통일에 30년이 걸렸다는 이러한 선입관에 빠져, 시대에 따라 역사 변화의 속도가 달라진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된다. 독일이 통일될 당시는 인터넷이 없었다. 지금은 감추고 싶은 어떤 것도 감춰지지 않는 시대. 모든 것이 공개된 시대. 그리고 모든 것이 『시간 없어! 빨리 빨리!』를 외치는 시대임을 잊으면 안된다. 컴퓨터를 갖고가자 공산주의의 이념을 무너뜨리는데 토네이도적 파괴력을 행사한 코라 콜라나 재즈나 블루진도, 인터넷이 불러온 변화의 속도에 비하면 코흘리개 수준이 다. 북한 동포들이 남한에 비해 2분의 1, 아니 10분의 1만 인터넷을 안다면, 그래서 인간은 누구나 자유로울 수 있다는, 심지어 국가의 최고권력자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있다는 인식을 우리와 함께 공유할 수 있다면 북한의 자유화는 세계에서 가장 강하다는 태풍보다 더 큰 위력으로 북의 하늘과 땅을 울릴 것이다. 컴퓨터를 들고 북으로 가라. 500마리의 소 보다는 500대의 컴퓨터가, 인터넷이 북을 녹이는데 더 효과적이다. 북의 젊은이들이 스타크래프트와 채팅에 맛을 들이고 휴대폰의 멋과 맛을 안다면, 통일이 언제 되느냐는 시간 계산은 아무 의미가 없다. 입력시간 2000/07/20 19:39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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