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28부(김종호 부장판사)는 28일 1,000억원대 사기성 기업어음(CP) 발행과 1,500억원대 배임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은 윤 회장에게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윤 회장이 사실상 개인회사나 다름없는 웅진캐피탈 등의 계열사를 살리기 위해 다른 계열사인 웅진패스원 등으로 하여금 거액을 빌려주거나 투자하게끔 한 배임 혐의는 대부분 유죄로 봤다. 재판부는 "상호만 '웅진'을 사용할 뿐 사실상 피고인 윤석금의 개인회사인 웅진캐피탈을 정상화하기 위해 우량 계열사에 상당한 지원행위를 하도록 했고 결국 968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쳤다"며 "웅진캐피탈의 부실이 상당한 규모였던 점을 인지한 상태에서 이뤄진 행위이며 배임으로 인정하기에 충분하다"고 판시했다. 극동건설이 보유한 웅진플레이도시 공사대금 채권을 보전시켜주기 위해 다른 계열사 렉스필드에 총 540억원 상당을 투자·대여하도록 한 행위에 대해서도 "의사결정 과정에서 렉스필드의 고유한 이익은 거의 고려되지 않았고 자금회수를 위한 사전 조치를 취한 바도 없었다"며 배임죄를 인정했다.
다만 재판부는 윤 회장이 변제능력이 없으면서도 CP를 발행해 일반 투자자들에 손해를 끼쳤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CP 발행 당시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의 자금사정이 어려웠던 점은 인정되지만 피고인들은 웅진코웨이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고 구체적인 부채상환 계획도 마련한 상태였다"며 "변제력을 완전히 잃은 상황에서 돈을 가로채기 위해 고의적으로 CP를 발행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아울러 재판부는 윤 회장의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을 인정해 실형을 선고하면서도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1심 재판을 받으며 우량계열사 매각 등을 통해 웅진홀딩스의 회생절차를 조기 종결시키기 위해 노력했으며 앞으로 피해를 최대한 변제하겠다는 의지의 진정성도 인정할 수 있다"며 "변제 노력을 계속할 수 있도록 불구속 상태에서 항소심 재판에 임하도록 하는 것이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뿐만 아니라 피해 회사를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윤 회장과 공모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신광수 웅진에너지 부사장과 이주석 전 웅진그룹 부회장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각각 선고 받았다. 나머지 피고인 3명에 대해서는 집행유예를, ㈜웅진홀딩스에는 벌금 1,500만원이 선고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