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런하고 성실함만 한 정도(正道)는 없는 것 같아요. 이혼 당사자나 비행소년을 심판하는 법원이 아니라 그들을 후원하고 치유하며 돌보는 법원으로 위상을 세우는 데 힘을 보태겠습니다."
1일 광주권역 법원에서는 처음으로 여성 국장(3급)으로 승진, 부임한 박연현(53ㆍ사진) 광주가정법원 사무국장은 이같이 포부를 밝혔다.
지방법원에 여성 국장은 전국적으로도 손꼽을 만큼 드물다. 박 국장은 지난 1978년 춘태여상(현 전남여상)을 졸업하고 곧바로 여자 법원 서기보 2기 공채에 합격했다. 그는 "지금이야 새로 시작하는 법원 실무관 가운데 여성이 절반을 넘지만 당시만 해도 보기 어려웠다"며 "남자들 사이에서 경쟁하면서 거의 남성화된 것 같다"고 웃었다. 그는 이어 "섬세하게 결정하되 그 결정은 강하게 밀어붙이는 추진력을 키우려고 노력해왔다"며 "다행히 사법 조직에 성차별이 없어 오히려 후한 대접을 받으면서 일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