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새해 홈쇼핑 산업 전망

2003년 국내 소매시장의 성장률 전망치는 전년대비 절반 수준인 6.3%로 모든 유통업태의 성장률은 하향곡선을 그릴 전망이다. 이는 경기지표의 하락과 함께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정책 및 신용카드 연체율 하락압력 등이 실질소비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홈쇼핑 시장의 규모도 전년대비 26% 정도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 95년 8월 홈쇼핑 산업이 시작된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국내 홈쇼핑 업체들의 매출구성은 크게 TV홈쇼핑ㆍ카탈로그ㆍ인터넷쇼핑몰로 이뤄져 있다. 이 중 경기에 민감한 TV홈쇼핑 부문은 예상보다 매출이 둔화될 전망이다. 그 이유는 첫째, 앞에서도 언급한 거시적 요인인 내수경기 침체 때문이며 둘째, TV홈쇼핑 자체의 성장근거 부족에 있다. TV홈쇼핑 매출의 3가지 근거는 케이블TV 가시청가구수, 구매횟수, 그리고 구매단가로 볼 수 있다. 이 중 케이블TV 시청가구수는 현재 약 960만가구로서 국내 총가구수의 67%에 해당한다. 또 지난해 9월 4차 종합유선방송(SO) 전환으로 인해 2003년 상반기 약 60만가구의 케이블TV 신규유입이 가능해져 시청가구수는 국내 총가구의 약 71%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이 같은 수치는 거의 포화상태에 다다른 것으로 향후 성장기 때와 같은 시청가구수의 증가요인은 약화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매출증가를 가져올 수 있는 요인인 구매단가와 구매횟수는 홈쇼핑 이용자의 패턴이 아직 충동구매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과 경기상황이 좋지 않음을 감안할 때 당분간 예전과 같은 상승탄력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소매업종에 비해 홈쇼핑 시장의 성장률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인터넷쇼핑몰 때문이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9월까지 국내 인터넷쇼핑몰 시장은 4조3,000억원으로 기존 오프라인 유통업태의 약 28%에 해당하는 규모다. 경쟁업체와 비교해 홈쇼핑이 운영하는 인터넷쇼핑몰이 갖는 강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TV홈쇼핑을 통해 축적된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오프라인 쇼핑몰 정착에 가장 중요한 소비자의 신뢰감 형성이 용이하며 둘째, TV홈쇼핑에서 발굴한 상품을 인터넷상에서도 함께 구비하게 됨에 따라 다양한 상품구성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결과 98년 4월 LG홈쇼핑이 개설한 LG이숍의 경우 출범 3년 만인 2001년 10월 손익분기점 달성에 성공했으며 2002년 10월까지의 월평균 매출액이 223억원대로 상승했다. 또 지난해 오픈한 CJ홈쇼핑의 CJ몰도 고정방문자수 및 이용자 클릭 비율 등에서 LG 이숍에 이어 2위를 기록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먼저 시작한 대표적인 종합 쇼핑몰 업체들이 아직 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국내 인터넷쇼핑몰 업계의 월평균 매출액이 2억원에 불과하다는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실적인 것이다. 다만 인터넷쇼핑몰의 외형 성장과 달리 수익 측면에서의 기여도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전망이다. 인터넷쇼핑몰 특성상 저가정책으로 인해 이익률이 낮을 수밖에 없으며 레버리지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적정 매출액에 도달할 때까지 광고선전비 및 지급수수료, 인건비 등의 비용 증가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TV홈쇼핑 및 카탈로그의 영업이익률이 약 3~5%인 반면 인터넷쇼핑몰은 1%에도 못 미친다는 점이다. 따라서 타매체 대비 현저히 낮은 인터넷 쇼핑몰의 영업이익률이 매출액 증가에 따른 레버리지 효과로 인해 상승하게 되면 홈쇼핑 산업은 제2의 호황기를 맞을 것이다. 이를 위해 홈쇼핑 업체들은 수익성이 높은 PB(Private Brand)상품의 육성 및 고가상품 판매에 따른 매출확대 전략이 수반돼야 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국내 홈쇼핑 산업은 규모면에서 새로운 유통채널로서 완전히 자리매김에 성공했으며 인터넷쇼핑몰과 연계를 통해 당분간 외형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경쟁력을 상실한 홈쇼핑 업체도 발생하게 될 것이며 특히 최대주주 변경이 가능해지는 오는 2004년 3월 이후 홈쇼핑 업계 내 재편이 이뤄질 가능성도 높아보인다. 물론 향후 업계 재편의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키워드는 그동안의 양적 성장이 아닌 수익성 개선, 즉 질적 성장이 될 것이다. <송계선(동원증권 선임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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