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박스권 장세 돌파구는 있다] 거래소 업종별 기상도

박스권 장세에서는 자동차ㆍ음식료ㆍ운송 등 업황 모멘텀이 살아 있는 제조업종이 주로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면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정보기술(IT) 업종의 경우 인터넷 및 통신서비스 등 일부 업종에 국한하는 전략이 바람직할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박스권 흐름이 이어질 경우 업종별로 실적에 따른 차별화 장세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같은 업종 차별화에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모멘텀이 부족한 장세에서는 투자자들이 펀더멘털로 눈을 돌리게 마련이며 이에 따라 실적개선이 기대되는 일부 업종에 매수세가 몰릴 것이라는 얘기다. 또 전반적인 경기회복이 아직 가시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주식시장 전반으로 매수세를 확산시키기 어렵다는 점도 업종별 차별화의 이유로 꼽히고 있다. 하민성 대한투자신탁증권 애널리스트는 “아직 증시를 둘러싼 급격한 환경개선을 기대하기는 힘들더라도 업황호전이 예상되는 업종 위주로 압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음식료와 해운ㆍ자동차 업종 주목=음식료업종은 계절적인 영향으로 투자자들의 단기 관심이 몰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음식료업종의 경우 지난해 여름에 저온과 수혜로 매출부진을 겪은 터라 올 3ㆍ4분기부터는 베이스이펙트(기저효과)에 따른 실적개선도 예상되고 있다. 음식료업종의 수익성에 영향을 미치는 환율 변수도 하반기에 우호적일 것으로 보여 시장 지배력이 높은 종목 위주로 관심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운송업종은 항공보다는 해운업종의 성장성이 돋보인다. 특히 해운업종은 일시적인 수급 불균형으로 운임지수의 조정국면이 나타나더라도 내년까지 추세적인 강세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건화물선의 경우 최근 7년간 최고 운임지수를 경신하는 강세국면이 이어지고 있고 컨테이너선도 내년까지 물동량 증가 우위의 수급구조가 예상된다. 자동차업종도 내수 판매환경이 악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외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주가상승 모멘텀이 형성되고 있어 관심 대상이다. 자동차 부품업종도 자동차업종의 선전이 기대되고 있는 만큼 납품선 다변화와 글로벌업체로의 직수출이 본격화된 종목 위주로 긍정적인 투자시각이 요구되고 있다. ◇IT업종 내 반도체ㆍ전자부품 관망, 통신서비스 관심=국내 증시의 흐름을 주도하는 반도체업종은 계절적인 비수기 진입과 경기부진에 따른 PC 판매량 감소로 수요부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2ㆍ4분기는 전통적 비수기인데다 최근 높은 신장세를 보이고 있는 동남아시장이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여파에 따른 소비위축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반도체업종은 하반기 성수기 진입과 움츠렸던 수요기반이 재확인되는 시점까지 약세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전 및 전자부품업종도 여전히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 미국의 IT 가동률과 국내의 재고증가 등을 감안할 때 수급여건이 부정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이 같이 부진한 IT 환경을 고려할 때 반도체ㆍ전자부품 등에 대한 투자는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하고 있는 1등업체 위주로 제한하는 보수적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반면 IT업종 가운데 통신서비스업종은 그 동안의 부진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통신업종의 실적모멘텀은 다소 약화될 가능성이 높지만 불투명한 경기전망을 고려해 설비투자 규모와 시기를 조절함에 따라 양호한 수익성과 업종 내 구조조정이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철강ㆍ석유화학 등 소재업종 중립=전세계 철강가격의 강세를 이끌어오던 중국 및 극동아시아 지역의 열연코일 가격은 지난 4월부터 하락세로 반전됐다. 이는 중국 유통업체들의 과잉 재고보유와 사스로 인한 중국 은행들의 여신 조기회수 등에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5월말 중국 및 극동지역의 열연코일 현물가격이 반등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고 거래가격은 여전히 강세를 나타내고 있어 포스코 등 대표주의 분기별 실적은 견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화학업종도 제품가격의 반등세가 예상되지만 계절적 비수기에 들어가고 전세계 경기회복에 대한 신뢰가 부족한 상황임을 고려할 때 상승폭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하지만 하반기 선진국의 경기회복이 가시화될 경우 아시아 석유화학 경기도 조정 이후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는 만큼 조정국면에서 저점매수 전략은 유효하다는 지적이다. ◇은행ㆍ유통 등 내수업종도 모멘텀 부족=은행업종은 지난 1ㆍ4분기에 카드 및 가계부문에서의 충당금 적립부담 확대와 SK글로벌 여신에 대한 손실처리 때문에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또 2ㆍ4분기 실적도 연체율 상승으로 인한 충당금 적립부담 확대 가능성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며 1ㆍ4분기보다 악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 부문도 보수적인 자산운용이 지속되고 있고 불량고객의 퇴출이 진행 중이어서 충당금 부담의 완화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유통업종도 지난 1ㆍ4분기에 심화된 소비경기 침체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금융시장 불안 등 부정적 요인이 상반기까지는 영향을 줄 것으로 보여 소비경기 회복은 올 3ㆍ4분기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소매 불황기에 시장 지배력이 더욱 확대되는 선도기업에 대한 투자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이재용기자 jy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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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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