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관용과 배려 없이는 성장도 어렵다는 고언

우리나라의 사회통합력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꼴찌 수준이라고 한다. 관용과 배려가 없다는 것이다. 한국외국어대 박명호·오완근 교수가 경제학회에 발표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1995년 21위였던 한국의 사회통합지수는 2009년 24위로 3계단 미끄러졌다. 정치권의 갈등이 첨예한 지금의 사회통합지수는 더 나빠졌으면 나빠졌지 좋아질 요인이 없다.


우리가 사회통합에 주목하는 것은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사회갈등으로 인한 경제손실이 연간 최대 246조원에 이른다. OECD 평균 수준으로 낮아지기만 해도 국내총생산(GDP)이 7~21%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어떤 경제정책보다도 사회적 갈등 해소 노력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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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사실은 국민대통합을 기치로 내걸고 출범한 박근혜 정부에서도 사회적 갈등은 여전하다는 점이다. 오히려 심해진 측면도 있다. 국책사업에서 교과서 채택, 연금지급까지 모든 사안마다 집단 간 이해가 갈리고 세대 간 갈등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새해 들어 가장 많이 거론된 단어 중의 하나가 '불통'이라는 점부터 우리 사회의 갈등양상을 분명하게 말해준다. 청와대와 여당은 야당이 사사건건 발목을 붙잡는다고 항변하겠지만 불통과 사회적 갈등의 책임은 정치권을 위시한 우리 모두에게 있다.

하버드대 로버트 퍼트넘 교수와 존스홉킨스대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일찍이 사회적 갈등은 집단 간의 신뢰를 저하시켜 경제성장을 막는다며 사회구성원 간, 집단 간 신뢰야말로 새로운 성장을 이끄는 사회적 자본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우리의 사회적 자본을 증가시키는 방법이 바로 관용과 배려다. 자신에게 대드는 불법체류자 신분의 한국계 대학생을 감싸안아 미국 사회에 감동을 안겼던 버락 오마바 대통령 같은 관용이 필요하다. 국민은 포용하고 갈등을 치유하는 정치를 원한다. 그래야 경제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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