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 동안 우리 경제를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외화내빈(外華內貧)`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중국을 비롯한 해외 수요의 급증으로 수출은 사상 최고의 호황을 보였지만, 내수는 가계부실 등으로 일년 내내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러한 경제상황을 반영한 듯, 국내 주식시장 역시 외화내빈의 양상을 보였다. 국내외 리스크 프리미엄으로 크게 저평가되어 있던 국내 주식시장에서 매도 일변도의 태도를 보인 국내 투자자와는 달리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한해 동안 14조원을 순매수하였고 그 결과 20조원 이상의 평가차익을 얻었다. 내국인 투자자들이 외국인 잔치에 희생양처럼 되어버렸는데, 원숭이 해인 내년에는 국내 투자자들도 날쌘 기지를 발휘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