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ㆍ기아차 그룹 회장이 2일 직원들에게 전한 메시지는 내수침체에 따른‘위기의식 고취’와 ‘미래에 대한 비전 제시’에 초점이 맞춰졌다.
정 회장은 이와 함께 최근 해외 시장에서 높아진 현대차의 위상을 구체적으로 나열하면서 내수침체로 인한 직원들의 사기 진작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한편 정회장의 이번 월례 조례 참석은 그 동안 ‘대선자금 수사’로 위축됐던 대외 경영활동을 본격적으로 재개한다는 의지의 표현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 지금은 위기다 = 정 회장은 이날 조례사를 통해 “현재 우리 앞에는 ▦내수 부진 ▦유가 상승 ▦가계부채 증가 등 불안 요인이 너무나 많다”며 “내수침체가 장기화될 것에 대비한 전 직원이 위기 의식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분기 순익 9,500억원을 기록하며 최근 4년 동안 매년 사상 최고 실적을 경신해 온 현대차 그룹의 총수의 이 같은 상황인식은 재계에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는 이어 “지난 1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5.3%는 대부분 수출에 의해 달성된 반면 민간소비는 전년대비 1.4%, 설비투자는 0.3%가 감소했다”며, 따라서 “자동차 내수판매의 부진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정 회장은 “▦수입차의 국내 진출확대 ▦유가 상승 ▦중국의 긴축정책 등의 대비책이 시급하다”면서 “만일 체계적인 대응을 준비하지 않는다면 미래를 확신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 정신무장 새롭게 = 정 회장은 “현재 중국ㆍ유럽ㆍ인도 등지에서 현대ㆍ기아차의 위상은 일본의 도요타와 혼다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며, 그러나 “여기에 만족하거나 자만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현대ㆍ기아차가 지속적인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정신무장을 새롭게 해야 한다”며 “현재의 결과와 평가에 자만하지 말고, 기업비전 달성을 위해서 위기의식을 가지고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일본의 도요타의 경우 50년 이상 흑자를 유지하고, 2000년대 들어 사상 최대 이익을 실현하면서도 임금 동결과 고용안정을 도모해 오고 있다”며 “생존을 위해 특단의 원가 절감대책을 강구하고, 획기적으로 생산성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이를 위해 “전 직원이 ▦위기감 공유 ▦의식 개혁 ▦체질 개선 등 세가지 요소가 동시에 이루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
그는 마지막으로 노사문제를 언급하면서“앞으로 노사간의 신뢰 형성을 위해 회사는 고용 안정에 최선을 다하고 앞으로도 다른 어떤 과제보다 우선순위에 둘 것”이라며 “노사관계는 한쪽 바퀴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움직일 수 없는 자동차의 양쪽 바퀴와 같다”고 비유하기도 했다.
한동수기자 best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