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BIZ플러스 영남] 정태하 구미 상록학교 교장

"알아주는 이 없어도 '만학 열기'보면 그만둘 수 없죠"


[BIZ플러스 영남] 정태하 구미 상록학교 교장 "알아주는 이 없어도 '만학 열기'보면 그만둘 수 없죠" 구미=이현종 기자 ldhjj13@sed.co.kr 정태하(52ㆍ사진) 교장은 22년 전 자신도 상록학교의 전신인 ‘향토학교’ 출신으로 야학을 통해 대학까지 다닐 수 있었던 각별한 인연을 갖고 있다. 지난 93년 이름이 상록학교로 바뀌면서 이 때부터 15년째 교장을 맡아 운영해 오고있다. 정 교장은 구미시 인근인 김천시 개령면에서 가난한 농부집안에서 태어나 개령초등학교가 정규학교 학력의 전부. 초등학교를 졸업한 정 교장은 마땅한 일거리를 찾지 못하고 고향에서 몇 년간 농사일을 돌보던 중 신흥 공업도시로 변하는 구미로 갔다. 배운 것 없고 가진 것 없었던 소년은 취직할 마땅한 직장도 없어 배회하던 중 고향 동네 선배가 행상을 하는 것을 보고 따라 하기 시작해 어릴 때부터 장사에 눈을 떴다. 당시 구미읍 시내 이곳 저곳을 옮겨 다니며 과일행상으로 사회 첫발을 내딛었고 악착같이 푼돈을 모았다. 세상 물정도 모르고 오로지 돈만 벌어보겠다는 일념만 갖고있던 그는 23살 되던 1979년에 인근에서 비슷한 장사를 하던 지금의 부인인 황향숙(52)씨를 만났다. 자신만 알고 살았던 정 교장에게 결혼은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오로지 돈밖에 모르던 정 교장에게 인생의 의미를 새롭게 인식시킨 사람이 부인이었고 결혼은 자신의 행로를 결과적으로 바꿨다. 나이 30세 되던 해인 87년. 부인 황씨도 못 배운 서러움에 독학의 길을 찾고 있던 터라 ‘향토학교’가 생기자 두 사람이 함께 뒤늦은 공부를 시작했다. 정 교장 자신도 이 학교 졸업생못배운 恨풀어주고 대학까지 마치게 해준 학교 후원하다가 교장까지 맡게 돼 재활용센터 수익금 학교운영 쏟아부어 내 집 없지만 행복평생교육 강조불구 보조금 지원 중단 정부조치 이해안돼 당시 그는 이미 노점상으로 마련한 밑천으로 유흥업소도 운영하는 등 경제적으로 어느 도의 기반을 마련했다. 따라서 향토학교에 입학하면서 곧바로 야학 후원회장을 맡아 재정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었다. 또 자신도 중학교 과정을 3개월만에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총 3년만에 대학에 입학할 수 있었다. 뒤늦은 공부였지만 그 동안 무식하다는 이유로 받아야 했던 사회적인 냉대를 비로소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 하나로 공부에 매진했다. 상록학교에 인생을 헌신토록 한 것은 바로 이런 자신의 과거 덕분이다. “경제적인 문제뿐 아니라 다른 제반 사정으로 정규학교에 진학하지 못해 어려운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한 사람이라도 구제해야 되겠다는 신념이 싹트기 시작했습니다. 공부로 인해 더 이상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없어야 한다는 생각을 실천에 옮겼습니다.” 부인으로 인해 다니기 시작한 뒤늦은 향학열이 정 교장이 야학에 평생을 헌신토록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많지는 않았지만 그 동안 마련한 재산조차 줄어들기 시작해 바닥을 드러냈다. 고물상인 재활용센터에서 그나마 발생하는 대부분의 수입을 야학 운영에 쏟아넣는 바람에 아직까지 집한 칸도 마련치 못했다. 차량도 없어 오토바이를 타고 다닌다며 현재 처지를 공개하면서도 부끄러워 하지 않는다. 지난해부터 정부지원이 중단되면서 자신이 운영하는 재활용센터에서 나오는 작은 수익금을 모두 학교운영비로 충당하면서 개인적인 사정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한다. 정 교장은 정규학교는 동창회 활동도 활발하고 그 과정에서 지원도 있지만 야학은 스스로가 야학 출신임을 숨기고 싶어하는 사회적 분위기로 어려움이 계속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제자들을 거리에서 만나도 모른 척 지나쳐야 하는 경우가 많고 서로의 프라이버시를 위해 외면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야학에 매진하는 것은 "학생들의 나이는 60대가 기본이고 그 사람들의 만학 열기를 누군가는 채워줘야 하는데 그것을 외면할 수 없기 때문" 이라고 밝혔다.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사회에서 알아주기를 바라지도 않고 굳이 인정 받고 싶은 명예욕은 더더욱 없다. 단지 처음 이 일을 시작할 때의 그 마음을 견지하고자 한다. 정 교장은 늦게나마 배움의 장을 찾는 사람이 고맙고 이에 만족하고 있다며 겸손을 드러내 보였다. 하지만 정 교장은 야학에 대한 정부의 지원중단에 대해서는 울분을 토했다. 지난 2006년 정부가 연간 2,800만원씩 지원하던 운영보조금마저 일방 중단시키는 바람에 모든 야학들이 지난해부터 더욱 어려워졌다는 것. 그는 “정부가 청소년 보호를 목적으로 야학을 지원했는데 청소년은 없고 대부분 60대 이상의 성인들만 있어 지원을 중단했다지만 걸핏하면 평생교육을 내세우면서 정작 늦게나마 평생교육기관에서 공부하겠다는 사람들의 의지마저 오히려 꺾고 있는 형국"이라며 흥분했다. 평생교육차원에서 다른 관련 부서에서 지원토록 하면 될 것이 아닌가 하는 이유 있는 반문이다. • 배움의 등불 밝히는 '인간상록수' • 정태하 구미 상록학교 교장 • 구미 상록학교는? • 박상민 대구 엑스코 전시팀장 • 김진규 울산 고래축제 추진 위원장 • 울산 신항 배후물류단지 조성사업 外 • 2008 울산 산업박람회·과학기술제전 • 이동우 울산 중기지원센터 본부장 • 부산의 신발개발·원료공급업체 NK교역 • 울산 신천동 (주)엠코 '엠코타운' • "창원산단 한국형 클러스터 모델로" • 경남농협 '스타 마케팅' 눈길 • 울산 '강남 클리닉' • 대구銀등 영남권 은행 지역특화 신용카드 • I' REE에너지환경硏, 투자 MOU 체결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