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5년 이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상회하고 있는 국내 설비투자 회복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10일 한국은행이 분석한 ‘최근 한일 설비투자의 비교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04년까지 한국의 연평균 설비투자 증가율은 0.7%로 같은 기간 GDP 성장률(4.6%)을 크게 밑돌았으나 2005년과 2006년 설비투자 증가율이 각각 6.0%, 7.8%를 나타내 GDP 성장률 4.2%, 5.0%를 웃돌았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는 설비투자 증가율이 10.5%로 GDP 성장률(4.5%)을 크게 능가했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기계설비와 운수장비에 소프트웨어 등과 같은 무형 고정자산투자까지 포함한 개념이다. 일본의 경우 1991~2002년 연평균 설비투자 증가율이 0.8%에 머물러 같은 기간 GDP 성장률 1.2%에 미달했지만 2003년 이후 5% 안팎의 설비투자 증가율을 나타내면서 2% 내외의 GDP 성장률을 앞지르고 있다. 한국의 경우 2005년 이후 기계류와 운수장비 투자가 모두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제조업이 둔화 추세를 보이는 반면 비제조업의 투자가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다. 일본은 2003년 이후 기계류 중심으로 투자가 살아나면서 특히 제조업의 설비투자가 더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두 나라 모두 내수와 수출 호조가 설비투자 수요를 견인하는 것이 공통점이다. 특히 일본은 2004년부터 설비투자가 경제규모에 비해 적정 수준을 상회할 정도로 이뤄졌으나 한국은 경제규모에 비해 적정 수준을 하회하는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한은은 “설비투자를 늘리거나 억제함으로써 설비자본의 축적을 최적화해 목표 성장률을 달성하는 일련의 순환과정에서 볼 때 한국은 2005년 이후 설비투자와 자본축적의 확장국면에 위치해 있다”면서 투자-자본축적 비율과 기대성장률에 상응하는 자본축적을 맞추기 위해서는 연내 9% 내외의 투자 증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일본이 한국보다 1~2년 먼저 설비투자에서 회복세로 전환돼 자본축적의 완만한 확장국면을 지속하는 경험에 비춰볼 때 한국의 설비투자도 당분간 회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일본에 비해 한국이 수익성과 투자채산성이 높지만 기업가 정신의 회복 정도가 미약하고 기업이 인식하는 국내 투자환경도 개선되지 않고 있어 지속적인 규제완화와 투자환경 개선을 통해 제조업의 해외투자가 국내로 유턴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바람직하다고 한은은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