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지난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대에 육박하고 무역수지는 34억달러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한국 경제가 물가는 뜀박질하는 반면 수출 부진 등으로 성장은 정체되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한층 커지고 있다. 1일 통계청은 ‘1월 소비자물가동향’을 통해 1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비 3.9% 올라 지난해 10월부터 4개월 연속 3%대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2004년 9월(3.9%) 이래 3년4개월 만에 가장 가파른 상승폭이다. 서민경제의 체감물가를 반영하는 생활물가지수도 전년 동월비 5.1%나 급등해 2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물가 상승폭이 커진 것은 원유 등 국제원자재 가격과 교육비의 가파른 상승 때문이다. 1월 석유류를 포함한 공업제품은 전년 동월비 5.7% 치솟았으며 사립대학 납입금이 7.3%나 오르면서 개인서비스 요금도 3.6%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재정경제부는 고물가 현상이 올 상반기 내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오는 5일 ‘물가안정대책 태스크포스 회의’를 열기로 하는 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재경부는 “국제원자재 가격 추이와 연초에 집중되는 교육비 등의 가격조정 요인을 감안할 때 상반기 중 3%대 중반 수준의 높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물가안정 노력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무역수지 관리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산업자원부가 이날 발표한 ‘1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수출호조에도 불구하고 수입급증으로 무역수지는 지난해 12월에 이어 2개월째 적자를 보였다. 수출은 전년 동월비 17.0% 늘어난 328억6,000만달러에 달했지만 원유가 상승으로 수입액이 31.5%나 급증하면서 사상 최대치인 362억4,000만달러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무역적자 규모도 당초 산자부가 예상한 20억달러를 훌쩍 넘어 33억8,000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1997년 1월의 34억7,000만달러 적자 이래 11년 만에 최대이자 무역수지 통계가 작성된 이래 사상 두번째에 달하는 적자규모다. 산자부는 “1월 원유 도입단가가 배럴당 89.6달러로 치솟으면서 원유수입 증가액이 32억달러에 달해 무역적자의 주요인이 됐다”며 “앞으로도 두자릿수 수출증가세는 유지될 전망이지만 고원자재가 추세가 지속된다면 당분간 무역수지 약세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산자부는 14일 고유가에 따른 수출업계 및 유관기관 수출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수출촉진 및 수출기업 애로 해소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