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정부는 3일(현지시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에 아프간으로 향하는 보급로를 재개방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앞서 힐러리 클런턴 미 국무부 장관이 미군의 공습으로 파키스탄 군인이 사망한 데 대해 사과의 뜻을 전달한 것이 파키스탄 정부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당초 미국 정부는 파키스탄 군인의 사망과 관련, 파키스탄 군이 먼저 발포했다며 사과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클린턴 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히나 라바니 카르 파키스탄 외무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파키스탄 군인들의 죽음에 대해 "진심 어린 사과를 전달했다"며 "양국은 앞으로 이 같은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파키스탄 및 아프간 정부와 긴밀히 협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셰리 레만 주미 파키스탄 대사도 "우리는 클린턴 장관의 성명을 고맙게 생각한다"며 "양국관계가 보다 진전되기를 바란다"고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양국의 극적인 화해로 아프간에서 대테러 전쟁을 치르고 있는 미국은 부담을 덜게 됐다. 미군은 그동안 파키스탄이 아프간으로 들어가는 보급로를 막아 항공편이나 러시아ㆍ중앙아시아 등을 통해 비싸게 군 보급품을 수송해야 했다. 리언 패네타 미 국방부 장관은 최근 이로 인해 미군이 매달 1억달러를 추가로 지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파키스탄이 보급로를 재개방하기로 함에 따라 미군은 수송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됐다. 또 오는 2014년 말로 예정된 아프간 완전철군 계획도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게 됐다.
한편 이번 보급로 재개방 과정에서 양국이 협상을 벌였던 통행세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국경을 통과하는 나토군 차량 한대당 250달러를 유지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