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중일 바둑 영웅전] 최강의 저항 빈삼각

제2보(21~36)



흑21은 정면승부의 선언이다. 백도 22로 잇고 싸우는 한 수가 있을 뿐이다. 여기서 백이 섣불리 돌려치기를 시도할 수는 없는 일이다. 백의 형태가 엷어서 돌려치기는 안된다. 흑23은 예정코스. 계속해서 흑25로 막아놓고 강동윤은 백더러 묻고 있다. 어떻게 양곤마를 수습할 테냐. 온소진4단은 참고도1의 백1 이하 흑4를 소개하며 말했다. "상식적으로는 백이 이런 식으로 수습해야 하는데 흑4로 잡힌 것이 너무 커서 백의 불만입니다." 여기서 5분을 생각한 치우쥔. 백26이라는 뭄툭한 빈삼각을 들고나왔다. 모양은 좀 꼴불견이지만 최강의 저항이었다. 때이른 난전이 벌어졌다. 흑35가 검토실의 논란을 불렀다. 23의 왼쪽에 꽉 잇고 싸워도 충분한데 왜 그렇게 버티지 않고 순순히 물러났느냐는 비판이었다. 그러나 후일 이 바둑을 정밀하게 검토한 청소년 기사들의 결론은 실전보의 흑35가 가장 간명하고 현명한 선택이었다는 것이었다. 백36은 이렇게 끊는 것이 최선. 참고도2의 백1로 단수치는 것은 흑2가 좋은 수가 되므로 백이 견디기 어렵다. 백이 A로 받으면 흑B로 좌우의 백대마가 분단된다. "선수로 흑이 거북등때림을 얻어냈으니 흑이 최소한 나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온소진) 거북등때림이란 흑이 35로 단수친 상태에서 백 2점을 따낸 형태를 말함이다. 한 점을 때려내는 빵때림이 통상 30집의 위력을 지니는데 거북등때림의 위력은 그 갑절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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