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세계업계 제휴희망 1순위

[포철 왜 강한가] 2. 글로벌 경쟁력지난해 11월 중국 현지법인 시찰에 나섰던 포항제철 이구택 사장은 중국 최대 철강업체인 바오스틸로부터 긴급회동을 요청하는 연락을 받고 상하이로 향했다. 바오스틸은 의외의 제안을 했다. 자사와 포철의 주식을 교환하자는 것. 포철은 바오스틸 주식의 뉴욕증시 상장을 전제로 2,500만달러 어치를 교환 매입하기로 했다. 바오스틸의 제안은 글로벌 합병과 제휴가 가속화하는 세계 철강산업 구도에서 세계 1, 2위인 포철과 일본 신일철이 주식 상호보유에 합의(2000년 8월)한데 자극을 받은데 따른 것. 포철과 신일철이 주도하는 '강자연합'에 끼어들기 위한 바오스틸의 다급함이 잘 드러난다. 아시아 철강업계의 합종연횡에서 포철은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포철은 바오스틸과 주식교환에 합의한 뒤 타이완의 최대 철강사인 CSC도 포철에 비슷한 형태의 제휴를 요청해 왔다. 지난 2월초. 신일철과 프랑스 유지노는 자동차강판을 상호 공급하는 것을 매개로 전략적 제휴에 합의했다. 이때 신일철은 한가지 전제조건을 내놓았다. 이 제휴에 포철을 참여시켜야 한다는 것. 포철의 협력없이 이 제휴는 완전한 모습을 유지하지 못할 것이라는 신일철의 우려때문이다. 포철은 세계 철강산업계에서 유력한 파트너다. 물론 포철이 갖고있는 글로벌 경쟁력이 그 이유다. 세계적 투자분석기관인 모건스탠리는 색다른 보고서를 내 놓은적이 있다. 포철을 '전세계를 상대로 경쟁하는(Global)'기업이라고 평가했다. 일본 신일철과 타이완 CSC에 대해서는 '지역적(Regional)기업', 인도의 티스코에 대해서는 '국내적(Local)기업'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포철의 글로벌 경쟁력을 잘 보여주는 분석이다. 실제로 포철의 무대는 세계시장이다. 포철은 탄생할 때부터 전세계에서 원료를 조달하고 세계에 내다파는 구조였다. 일본의 10%에 불과한 국내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밖으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었던 것. 포철의 글로벌 경쟁력에서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세계적 네트워크. 포철은 현재 생산법인 9개, 원료법인 5개, 판매법인 3개, 금융법인 1개 등 18개 해외법인과 14개 사무소(지점 포함)를 가동하고 있다. 중국, 동남아에 집중된 생산기지는 국내에서 소재인 냉연코일과 핫코일을 가져다가 부가가치가 높은 아연도 강판, 칼라강판 및 냉연 강판을 만들어 현지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남미와 남아프리카에는 원료조달 기지도 늘려가고 있다. 포철의 한 관계자는 "포철의 글로벌 네트워크는 원료 조달과 하공정 생산공장들을 중심으로 정교하게 짜여져 있다"며 "경쟁력 있는 가격과 품질로 과거 일본업체들이 장악했던 중국ㆍ동남아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과제=지난해 포철의 수출물량은 650만톤. 이 가운데 직접 수출한 것은 미국 UPI에 실어낸 열연코일 70만톤이 거의 전부다. 나머지는 국내 상사들을 통한 간접수출로 팔았다. 처음에는 국내 상사들을 지원하기 위한 성격이 강했지만 20여년 이런 체제가 이어지면서 해외시장 동향과 정보, 수출입 관련업무에 대한 노하우에서 뒤쳐지게 됐다. 현재 국내 상사들은 수익성 위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포철로서도 직수출 강화가 불가피한 시점이다. 유럽ㆍ일본에서 활발하게 진행되는 덩치키우기(합작)도 포철로서는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대목. 갈등과 경쟁보다 조화와 협력 마인드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강동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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