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가 고유가 충격으로 홍역을 앓고 있는 것은 에너지 기술개발을 게을리 한 탓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위크(BW)는 정보화시대가 열렸지만 세계경제가 아직도 2차산업시대처럼 유가상승에 취약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지난 30여년간 에너지 기술개발에 대한 투자가 미흡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세계경제는 지난 70년대 이후 컴퓨터 등 정보기술(IT)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한 반면 에너지기술수준은 투자부진으로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원자력발전은 20세기의 대표적인 에너지 신기술로 평가된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 환경단체 등의 반발로 지난 78년 이후 원자력발전소를 단 한 군데도 짓지 못했다. 현재 전체 에너지 소비 가운데 태양열 등 대체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6~7%로 지난 1973년과 별로 나아진게 없다. 석유를 비롯한 화석연료 의존도는 현재 86~87%로 73년의 93%에 비해 6%포인트 가량 감소했을 뿐이다.
특히 중동지역의 정치불안이 지속되고 있지만 미국의 중동 에너지 수입비중은 30년새 두 배로 늘어났다. 따라서 원유가격이 상승하면 경제도 직격탄을 맞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BW는 전체 에너지 소비 가운데 석유의 비중을 줄이려면 대체에너지 개발에 주력하는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대체에너지 기술개발을 위한 노력은 한심할 정도다. 미국 정부의 에너지기술개발 예산은 지난 90년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더욱이 부시 행정부의 예산편성지침에 따르면 앞으로 5년간 에너지 기술개발 예산은 더욱 줄어든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에너지기술 개발은 주로 석유 등 화석연료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일부 벤처업체들이 대체 에너지 기술개발에 뛰어들고 있지만 이들이 조달하는 자금규모는 그야말로 ‘푼돈’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