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과 영국ㆍ프랑스의 재무장관들은 12일 오전 아일랜드 재정적자 문제의 해결책을 논의하기 위해 긴급회동을 가졌다. G20 서울회의의 회원국 자격으로 방한한 마누엘 바호주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전일 아일랜드 문제를 언급하며 지원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EU 주요 회원국들과 EU 집행위가 이처럼 타국에서 아일랜드 위기에 대한 발 빠른 대응에 나서는 것은 올 초 그리스 재정위기 때 지원방법 등을 둘러싼 회원국간의 내홍으로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던 전철을 밟지 않으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앙겔라 메르켈(사진)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EU는 부채 위기에 직면한 국가들에 도움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며 “현재 아일랜드의 금융위기에 관해서도 어떠한 시나리오든지 대처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시장 불신을 진화하는데 주력했다.
메르켈 총리는 “아일랜드가 국가부도를 맞은 우려 때문에 국채 등 아일랜드 자산을 팔아 치우는 투자자들은 EU 지원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아일랜드 국채 가격이 폭락하고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치솟는 등 시장의 불안을 가라앉히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슈테판 자이베르트 독일 정부 대변인은 12일 오전 3개국 재무장관들의 회동 소식을 전하며 “아일랜드 문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G20 서울회의의 주요 의제 준비만으로도 정신이 없지만 최근 급박하게 전개되는 아일랜드 재정적자 문제를 좌시할 수 없어 서울에서 예정에 없던 자리를 서둘러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호주 위원장도 전일 “중요한 점은 우리가 모든 필요한 도구들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라며 “EU는 필요한 경우 아일랜드를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바호주 위원장을 포함해 독일과 프랑스, 영국의 재무장관들은 현재 G20 세션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들은 회의 시작전과 중간 휴식시간 등에 틈틈이 모여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이와 관련, 코엑스내 미디어센터의 EU 회원국 기자들은 G20 세션회의의 합의사항과 함께 아일랜드 위기에 대한 EU 회원국들의 움직임 등에 시시각각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에 모인 EU 회원국의 정상들이 아일랜드 위기의 해결에 일찌감치 뜻을 모아 실행 방안을 마련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