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혈세로 관광성 외유…고가구매…

감사원, 작년 2,728건 위법·부당 예산집행 적발

정부 부처가 예산을 부적절하게 사용하거나 지방자치단체가 국고보조금을 무분별하게 쓰는 등 국가 예산과 기금ㆍ보조금 운용이 방만하게 이뤄진 사례가 여전히 시정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2007 회계연도 세입ㆍ세출, 기금, 국유재산 등에 대한 결산검사’ 결과 모두 2,728건의 위법ㆍ부당 사용 사례를 적발하고 이중 4,137억원 규모의 예산을 변상 판정하거나 시정ㆍ환급 조치했다고 29일 밝혔다. ◇고가 구매로 예산 낭비=조달청은 지난 2006년 9월 ‘통합망 구축 확장 1차 사업’에 대한 기초가격 조사업무를 하면서 실제가격 262억여원보다 109억여원 정도 비싼 가격으로 기초가를 설정해 29억여원 고가로 계약을 맺어 예산을 낭비했다. 법원행정처는 2006~2007년 사법업무 및 등기업무전산화사업을 추진하면서 당초 업무 수행범위를 넘어서는 계약을 체결해 307억원을 낭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과학기술부는 국가연구개발과제 선정, 연구개발비 정산 등의 업무를 한국과학재단에 위탁 수행하면서 이미 진행되고 있는 연구과제 8건을 중복 선정해 기존 연구투자비 12억1,500만원을 낭비했다. 또 15건의 연구과제가 중도에 포기됐는데도 불구하고 출연금 105억원을 회수하지 않았다. ◇연수 핑계 관광성 외유 여전=해외기관 시찰이나 연수를 핑계로 외유를 벌이는 사례도 반복됐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경우 지난해 12월 예산 6,000만여원을 들여 직원 23명의 단기해외연수를 실시하면서 공식 일정 6일 가운데 관련 기관 방문 5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을 여행사 일정에 맞춰 단체관광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방재청은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예산 1억3,000만여원을 들여 5회에 걸쳐 직원들의 ‘해외비전투어’를 실시하면서 공무와는 무관하게 태국ㆍ싱가포르 등을 관광했다. 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에서는 우체국쇼핑 매출 증대에 기여한 직원의 국외연수비용 가운데 1억5,000만여원을 우체국쇼핑 위탁기관 예산에 편성한 후 소속 기관 직원 45명의 국외연수비용으로 썼다. ◇주먹구구식 국고보조금 운용=지자체가 타당성 검토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해 국고보조금을 낭비한 사례 58건(188억원 규모)도 적발됐다. 강화군은 ‘교동 연륙교 건설사업’ 관련 보조금 81억여원 등 사업비 96억원을 확보했으나 타당성 조사 용역만 2년여 동안 끌면서 올 2월까지 투자심사를 받지 못해 사업비 92억여원을 사실상 사장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군산시는 차이나타운 조성 사업을 벌이면서도 보조금 22억원을 교부받아 도로정비에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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