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용 가스소비가 이렇게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현실에서 이의 효율적인 소비는 고유가시대에 국가적인 과제로 부상되고 있다.경동보일러(대표 김철병·金喆炳)는 이러한 사실을 감안 오래전부터 콘덴싱보일러를 개발, 주목을 받아왔다. 콘덴싱방식이란 연소후 배기구로 버려지던 열까지 다시 사용하는 응축 잠열회수 열교환 방식으로 기존 가스보일러에 비해 열효율이 최고 20%까지 높다. 예를 들어 국내에 설치되어 있는 가정용 보일러 중 200만대만 콘덴싱방식으로 교체해도 연간 4,080억원(약3억4,000만달러)상당의 가정용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동일한 조건에서 일반가스보일러와 콘덴싱보일러를 따로 설치한 두 아파트를 비교분석한 결과 1년동안 콘덴싱보일러를 설치한 가정의 평균 가스비용이 20만원 가까이 절감됐다는게 경동측의 설명이다. 보일러 설치당시 초기 설치비용이 상대적으로 비싼 콘덴싱제품을 선택한것에 불만이 있었던 소비자들이 지금은 오히려 고마워하고 있다는 귀뜸이다.
또 이 방식을 사용할 경우 버너연소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 및 이산화탄소, 질소산화물 등의 유해가스 발생도 30%나 감소시킬 수 있다.
보일러의 본고장인 유럽에서는 이미 콘덴싱타입의 보일러를 국가적인 차원에서 권장하고 있다.
영국과 네덜란드가 대표적인 사례. 영국의 경우 콘덴싱보일러 설치자와 소비자에게 에너지보존신탁(EST)에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네덜란드는 올해부터 새로 설치하는 보일러에 대해 100% 콘덴싱보일러를 설치할 것을 아예 법으로 지정해놨다. 이러한 영향으로 네덜란드의 콘덴싱보일러 사용비율은 65%에 달하고 있다. 독일도 2000년부터 콘덴싱보일러의 설치를 의무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매년 15만대의 콘덴싱보일러가 설치되고 있다.
유럽에서는 유럽인증규격(CE)에 가스보일러의 효율등급표시를 명시하고 국가별 설치자나 사용자에게 보상금을 지급하거나 콘덴싱보일러의 사용을 의무화해 에너지절감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서는 일반 사용자들이 아닌 건설업자나 설비업자들이 보일러를 구입하고 있다. 소비자가 직접 이모저모 따져보고 고효율 제품을 사용하면 최소 2~3년만 사용하면 보일러가격을 보상받을 수 있는데도 이러한 유통구조때문에 소비자의 권리가 외면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구매자가 건설비 절감 등의 목적으로 고효율제품보다는 가격이 낮은 제품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경동은 10년전부터 가정용 콘덴싱보일러를 생산, 판매해오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소와 공동연구를 통해 국내실정에 맞는 최신형 콘덴싱보일러를 개발도 완료했다. 콘덴싱제품의 핵심부품인 열교환기는 이미 유럽으로 수출할 수 있을 정도로 기술력도 갖췄다.
경동은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와 올해 품질경영 대통령상, 올해의 에너지기술상 겸 에너지위너상, 에너지절약 유공기업 대통령표창 등 각종 에너지부문 상을 휩쓰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경동보일러는 앞으로 지금까지 동종업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던 마케팅력을 대폭 강화해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일찍부터 해외시장개척에 눈을 돌려 업계 최대규모의 수출을 달성하는 성과를 서두고 있다. 연변과 북경에 3개의 공장을 설립하여 미래 거대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시장 장악의 기반을 다지고 있으며 네덜란드, 그리스, 터키 등의 유럽시장과 러시아 중남미 등의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96년 1,200만달러를 수출, 업계최초로 1,000만불수출탑을 수상했으며 97년에는 1,400만달러, 지난해에는 1,700만달러를 수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