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리뷰] 뮤지컬 '조로'

현란한 춤·액션 매력… 비슷한 장면 나열은 아쉬움


정열의 집시들이 뿜어내는 화려한 플라멩코, 라틴의 열정이 넘치는 집시 킹스의 흥겨운 음악, 지상 4층 높이에서 밧줄 하나에만 의지해 현란한 검술 실력을 뽐내는 검은 마스크의 검객… 지난 4일 저녁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개관작으로 국내 첫 선을 보인 뮤지컬 '조로'는 기존 무대에는 만나보지 못한 뜨거운 정열의 플라멩코와 스펙타클한 액션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2008년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세계 초연된 후 한국에 첫 상륙한 '조로'는 '지킬앤하이드'에서 완벽한 '조지킬'을 선보인 조승우가 선택한 차기작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았다. 특히 지난 세 번의 티켓 오픈에서 예매율 1위를 차지하며 흥행 돌풍을 예고했다. 개막 전까지 조승우 출연 공연은 티켓 예매율 90%를 넘으며 폭발적인 시장 반응을 불러일으켰으며 박건형과 김준현의 예매율도 60%대를 넘나들며 순조롭게 출발하고 있다. 막을 올린 뮤지컬 '조로'는 집시들이 어두운 객석 뒤에서 등불을 들고 나타나 합창하면서 시작된다. 배경은 19세기 초 미국 캘리포니아를 지배하던 스페인 귀족 마을. 돈 알레한드로는 아들 디에고(조승우 분)를 후계자로 키우기 위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있는 군사학교로 보낸다. 그로부터 5년 후 디에고의 절친한 친구였던 라몬은 그 틈을 타 자신을 키워준 돈 알레한드로를 배신하고 지하감옥에 가둔다. 이를 견디다 못한 디에고의 연인 루이사는 바르셀로나에 있는 디에고를 찾아 나서는데 집시가 되어 자유로운 방랑 생활을 하고 있는 디에고를 만난다. 아버지의 소식을 듣고 고향으로 돌아온 디에고는 라몬의 폭력에 대항하기 위해 조로로 변신, 시민들을 구하며 '영웅의 전설'이 탄생한다. 총 170분의 공연 시간 동안 쉴새 없이 춤 추고 노래 부르고 밧줄을 타며 검을 휘두르는 '조로'는 영웅을 소재로 한 작품답게 역동적인 박진감과 긴장감이 역력했다. 일부 난이도가 높은 장면은 스턴트맨을 통해 소화하면서 전체적인 극의 흐름은 매끄러웠다. 작품 자체는 폭정과 억압이 인간의 자유의 날개를 부러뜨릴 수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담고 있으면서도 위트 넘치는 대사와 노래가 시ㆍ공간을 뛰어넘는 공감대를 형성한다. 특히 기존 작품에서 진지한 캐릭터로 일관하던 조승우가 자유로우면서도 매력적인 반항아의 역할을 맡아 색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아쉬운 점은 3시간 남짓한 공연 시간 동안 비슷비슷한 장면이 나열되는 데다 스토리 자체도 영웅담에 초점을 맞춰 눈높이가 부쩍 높아진 관객들이 자칫 지루하게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아울러 국내 초연되는 작품인 만큼 배우들이 역할을 100% 완벽하게 소화하지 못해 일부 장면에서는 부자연스러운 연기가 튀어나오는 점도 앞으로 공연 기간 동안 보완해야 할 점으로 지적된다. 내년 1월 15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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